[인터뷰] 박원호 DI사장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DI(구 동일교역)의 박원호 사장이다.

지난 7월말 반도체장비업체로는 첫 상장업체가 된 DI는 주식시장의 기록을두번이나 깼다. 상장 첫날 공모가(2만원)의 4배 가까운 7만9천5백원으로 마감,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이 갖고 있던 기록(7만원)을 경신했다. 그후열흘이 지난 최근까지 연일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며 13만원을 돌파하는 초고속 기록을 달성, 관련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다음은 박 사장과의 일문일답.

-반도체경기 위축세에도 불구하고 DI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주식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나 주가는 시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이 갖고 있는 내재가치, 그중에서도 성장잠재력이 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본다. DI는 95년 순이익(세후)만도 47억원에 달하고 올해에는 매출 7백40억원에 순이익이 72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일단 매출구조면에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주력제품이 번인보드 및 시스템·LCD장비·CD롬 검사기 등 반도체관련첨단제품들이라는 점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주 요인 것 같다.

-2세 경영인으로 보기드물게 성공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특별한비결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한번도 2세 경영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항상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경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회사의 경영을 맡은 90년 이후 직원들에게 줄곧 강조해온 모토는 「회사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근부를 일찌감치 없앤 것이나 대리급 이상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차량을 지급한 것도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최근 회사명을 바꾸면서 내건 「인재육성·기술혁신·가치창조」의 슬로건은 DI의 새로운 도약을 담보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상장으로 상당한 여유자금이 확보된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계획은.

▲소문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여유자금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중소기업이 살 길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여유돈은거의 전량 재투자할 계획이다. 주력제품인 번인시스템 외에 현재 양산중비중인 검사장비 프로버, 프로그래머블 파워서플라이 등과 그간 수입에 의존해온핵심 전공정장비인 스테퍼도 생산추진중이다. 또한 합작업체인 한국에섹의사업을 보다 강화해 와이어본더에 이어 내년 초까지 LOC(Lead On Chip)타입의 다이본더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인력 확보와 시설투자 등 2000년까지 매출의 30% 이상을 재투자할 방침이다.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반도체경기에 대한 대책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반도체경기는 항상 사이클이 존재해왔다. 이번위축세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추세도 가격하락일 뿐 수요감소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분명 낙관적이다. 다만 그때까지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안정화를 도모하는 자세가필요하리라 본다. DI는 앞서 밝힌 주력품목의 다각화와 고부가가치화를 가속화 하는 한편 일본을 비롯한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68년 경기고를 나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고 76년 삼성중공업을거쳐 79년 당시 동일교역에 입사해 90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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