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서구방송사, 동구 시장을 잡아라

동유럽 시청자를 잡기 위한 서구방송사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동유럽 방송시장은 아직까진 잠재가치에 불과하다는 게 지배적 평가이나서구업체들의 선점경쟁은 예상밖으로 치열한 양상이다.

이들 지역 시청자 대부분이 아직까진 유료TV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서구의 방송사들은 동유럽의 잠재시장규모에 매력을 느끼고 시장선점을 위해줄달음치는 양상이다.

특히 3천2백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TV수상기 보유가구 대부분이 지난 수십년동안 자유로운 프로그램 선택에 굶주린 상태라는 점과 이들지역 정부가 국영TV 독점시대를 탈피하고 사영 경쟁업자들에 개방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구 방송사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서구 방송사들이 동구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경매참여를 통한 간접진출방식과 직접투자방식이다.

헝가리의 경우 기존의 TV산업을 자유화하기 위해 국영 MTV2채널과 구소련의 선전채널이던 채널 58에 대한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중 하나는 부다페스트의 프로그램 제작자인 MTM이 유력하나 나머지는룩셈부르크의 미디어기업 CLT社와 에스테로데그룹 계열의 CME가 토착기업을 앞세워 경합하고 있다.

CLT의 경우 지난 94년 폴란드 최초의 사영지상파 TV경매에 참가, 폴란드 기업에 뺏긴 경험이 있으며 93년 체코공화국이 경매한 사영면허에서는CME가 66%지분을 소유한 체코 지역TV 회사인 체코 인디펜던트TV에 졌었다.

CME의 동유럽 활동은 특히 두드러진다.

CME는 지난해 12월 슬로베니아와 루마니아에서 상업TV채널을 시작했으며 이후 위성 및 케이블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시장 점유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우크라이나 16개 지역의 TV면허를 따냈고 키에프지역에서TV면허를 확보,내년봄부터는 위성과 케이블망을 통해 2천만 시청자에프로그램을 공급할 계획이다. 9월에는 슬로바키아 최초의 상업채널을 시작할 계획이다.최근에는 또 폴란드의 입찰참여를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만약 CME가 헝가리에서 면허를 획득한다면 이 회사는 동구지역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TV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CME의 투자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CME는 항상 해당지역의 정치적 법률적 장애를 피해나갈 수 있는 지역파트너를 앞세워 입찰에 참가하고 기술노하우,자본과 함께 서유럽식의 프로그램 편성원칙을 적용한다.

체코의 NOVA에서는 서구식 게임쇼와 소우프 오페라,액션영화,센세이셔널 뉴스,포르노그라피중심의 편성으로 시청자의 70%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방송사들이 동유럽에 진출하는 방법으로는 경매참가외에 케이블이나 위성을통해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국영TV와의 경쟁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남아공의 넷홀드社는 6개 동유럽국가에 6만여가구의 유료TV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로스포트는 동구에 4백만 시청자를 확보했고 미국의 HBO사도올해중 체코어와 헝가리어 서비스에다 폴란드어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외에 미국의 터너 브로드캐스팅을 비롯한 다른 서구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료TV의 문제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94년말 서비스를 시작한 카날 플러스 폴란드의 경우 7천만달러를투자했지만 가입자는 7만에 그치고 있다. 소득수준이 아직까진 유료TV시청수준까진 아니기 때문이다.

해적시청도 큰 문제로 체코 최대의 케이블TV운영자인 케이블 플러스의경우 42만 가입자중 40여%가 시청료를 내지 않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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