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비틀거리는 황금알 거위

沈龍泰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 사무국장

국내 비디오산업의 방향전환이 시급하다. 비디오(오락물)산업의 성장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도 상반기 비디오제작사 매출액이 1천7백52억원(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전년 대비 3%의 매출감소 현상을 보였다. 또한 비디오산업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비디오대여점의 경우 급격한 매출감소로 지난해 말 6천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는 등 국내 비디오산업이 흔들리고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하여도 비디오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면서 대기업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기존에 참여한 기업들마저도 딜레마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문제의 초점은 대기업들의 무절제한 시장참여와 상호 과당경쟁을 들 수 있다. 국내 영상산업에 대한 시장분석과 기획을 통하여 시장참여를 결정해야 함에도불구하고 이들 대기업은 소위 말하는 「황금알 시장」의 호황으로만 받아들였고 참여한 기업간 시장주도권 다툼을 위한 판권매입 등 과당경쟁을 벌였다.

이러한 과당경쟁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 5대 메이저에 이익만을 주는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해외 영화시장에서는 오히려 한국시장을 「봉」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오히려 판권료를 천정부지로 높여온 게 사실이다. 이같은 과다한 판권료 지불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되었다. 결국 대기업들의 국내영화 창작에 대한 투자보다는 외화판권구매에 의존하는 불합리성마저 낳게 했다.

둘째 대기업의 직판영업 방침에 따른 물류비용을 들 수 있다. 현 국내시장여건으로는 대기업들의 직판영업이 오히려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직판영업의 경우 영업망 유지를 위해서라도 작품의 질보다는 다량의 작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는 게 업체들의 실정이다.

이는 국내시장에 유통되는 비디오물의 질적 하락을 가져왔으며 결국 물류비용의 과다지출과 무리한 판권구매 현상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셋째 비디오 대여시장의 붕괴현상 초래를 들 수 있다. 93년도만 해도 전국의 비디오대여점은 총 4만여개 업소에 달했으나 94년도를 기점으로 해마다그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어 96년 현재 2만여개 업소로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비디오대여점의 붕괴현상은 대여료 덤핑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여료 덤핑은 한동안 개당 2천원을 유지해 왔으나 근 2∼3년 전부터 가격경쟁이 도래하여 현재는 5백원 이하로 대여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대여료덤핑을 부추기는 제작사들의 불공정 거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되어왔다. 제작사들은 판매실적의 상승을 위해 대형 대여점 위주로 밀어주기 등의 편법영업을 해왔고 이러한 불공정 판매는 결국 대여업계의 덤핑은 물론 국내 비디오산업의 전체시장을 파행으로 치닫게 했다.

국내 비디오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위에서 거론한 이러한 문제점들을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는 협회의 힘으로만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제작사와 유통사, 관계부처 등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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