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먹는 샘물 자판기 시장 진입 실패

자판기 시장에 진입한지도 어언 2년여가 지난 먹는샘물(생수) 자동판매기는 아무리 봐도 시장진입에 실패한 것 같다. 그정도 기간이면 웬만하면 독자적인 시장영역이 구축될 법도 하지만 먹는샘물 자판기는 아직도 「맹물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올해는과연 불황의 늪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5∼6개의 업체들이 국내 먹는샘물 자판기 시장을 1천억원 규모로추산되는 전도유망한 것으로 보고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결국 「먹는샘물자판기에 손대면 망한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까지 남기며 자판기 시장에서줄줄이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PET병식 먹는샘물 자판기를 내놓았던 제일벤도피아를 비롯해 합동정밀·거성·도성전자 등이 모두 부도로 쓰러진데 이어 최근에는 동진미드이스트도 부도를 내고 기업을 넘겨줬다.

동진을 뺀 나머지 업체들이 모두 PET병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컵식 자판기는 그래도 명맥을 길게 유지한 셈이다. 동진은 최근 남양기업(대표 김일경)에 흡수됐지만 먹는샘물 자판기사업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했던 동진의 부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먹는샘물 자판기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남았던 동진의 성공여부를 자판기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장 참여를 적극 고려하고 있던 대기업들로서는 중소업체인 동진이 먹는샘물 자판기시장을 활성화시켜해줄 것으로 은근히 기대했었고 그렇게됐을 경우 대기업들도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놓을 작정이었다.

일부 대기업에선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지만 구색갖추기에 불과한 상태다. 먹는샘물 자판기에 주력하기에는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는 분석인지 선발주자로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자판기시장 전반에 걸친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자판기 업계 전반이 활성화될때 샘물자판기도 살아나지 않겠느냐』고지적한다. 그는 이어 『올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좀 나아지기는 하겠지만다양한 상품의 개발 및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없이는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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