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식시황이 좋을 때 빚을 내가며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한창일 때는 비싼 이자와 수수료를 내고도 짭짤한 재미를봤으나 어느 순간 「거품」이 걷히자 상황이 급반전돼 특히 신용투자를 하던사람들의 상당수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지난 상반기 국내 전자산업 성장률은 작년 동기의 29.6%보다 크게 둔화된18.3%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으며 4월 이후의 성장률 둔화세가 지속돼 하반기에도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들 한다.그 큰 이유중 하나는 반도체가 가격 폭락으로 수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반도체, 특히 D램이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품귀에 따른 호황을구가할 때 반도체는 거의 제 몸집만한 거품에 싸여 국내 전자수출액과 기대치를 크게 높여 놓았다. 주식시장이 한창일 때의 주식투자자나 가족들처럼반도체업체나 관련업체들의 씀씀이도 커졌다.
거품이 걷히자 이제는 해당업체나 정부당국이나 할 것 없이 비상대책이니긴축경영이니 하며 호들갑을 떤다. 특히 관계당국은 반도체 수출차질이 직접적인 전자 수출부진을 초래한다며 업체와 각종 대책회의를 계속 열고 있다.
그러나 뾰족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국내업체들만 특별히 팔지 못한다든가 점유율을 빼앗긴다든가 하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품」이 걷히면서 D램 공급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거품」이 걷힌 데 따른 구조적인 문제와 경기악화 또는 경쟁력 약화를동일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금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큰 어려움에빠진 것처럼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실상 그런 것은 아니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지난 상반기에 20∼30%의 성장을 거뒀고 이같은 성장폭은 제조업 가운데 단연 발군의 것이다. 하반기들어서는 성장률이 이보다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이 또한 우리만이 겪는 일이 아니다. 수출목표도 중요하지만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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