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스터가 지난 94년 현대전자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사장을 포함,부사장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7월 1일부로 단행했다.
맥스터의 이번 인사조치는 주요 임원들을 대부분 교체하는 파격적인 물갈이 작업이어서 주목된다. 또 그동안 부사장들을 중심으로 기존 업무를 처리해 온 현대전자가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직접 경영에 참여할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어서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맥스터는 이번 인사에서 박종섭 현사장을 대표이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사장에 지난 20년간 IBM의 휴대용 및 데스크톱 기억장치부문 부사장과 제품디자인, 국제영업담당부사장 등을 두루 거친 기억장치 분야의 전문가인 「마이클R.캐논」씨를 임명했다.
현대전자가 맥스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IBM 부사장 출신의 캐논씨를 전격영입한 것은 박종섭 신임 부회장이 사실상 맥스터의 경영권을 장악, 굵직한사안에 대해서만 경영권을 행사하고 대부분의 실무는 이 분야의 전문가인 미국인 신임사장에게 위임해 내실을 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인 사장을 영입한 또다른 이유로 『미국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하드디스크시장에서 한국인이 세계 4위업체인 맥스터를 인수해 미국내 PC업체들 사이에 적지않은 반발심리가 남아있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는 맥스터가 세계적인 하드디스크 업체로 부상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온 5명의 부사장들을 전원 교체했다는 점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맥스터는 이번 인사로 릭브란메이어 세일즈담당 부사장과 게리갈루샤 마케팅부사장, 릭발란손 디자인센터부사장 등 창립멤버를 대거 물갈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임 박종섭 사장이 2천년까지 세계 1위의 하드디스크 전문업체로 부상할 것이라는 요지의 「맥스터2001」이란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 정몽헌 맥스터 회장의 승인을 얻어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부사장에 대한 인사는지난 94년 현대전자로 인수된 이후 침체국면을 벗어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舊경영진에게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결단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조치가 지난 2년간 경영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맥스터를 기사회생시키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맥스터의 사활을 좌우할 특공대를선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외형상 후임 부사장에 대한 인사도 신임 캐논사장이 전권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 및 박종섭 부회장이 칼자루를 쥐고 맥스터2001 프로젝트에 전력질주할 특공대장을 발탁하는 수준에서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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