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상 아스피린 같은 것 좀 있니?』
그가 묻는다.
『난 머리가 깨질 것 같아.』
『그거 멋진 이름이야.』
『뭐가?』
『쿤달리니 키트 말야. 제법 근사하잖아.』
『고마워.』
『척추를 따라 솟구치는 에너지 같아. 힘이 있어.』셔파는 트레보르의 기분을 북돋으려고 애쓴다.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전화가 보일 거야.』『확실해?』
『머리가 아직도 아프니?』
『아니, 좀 나아졌어.』
셔파는 언니 타라가 다른 사람에게 했듯, 손을 머리에 얹어 가상치료를 시도한다. 문제는 신경이다. 신경과 고도. 저쪽 어딘가에서는 다들 자기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마 헛것을 보나 봐.』
쿤달리니가 머리를 흔든다.
『뭘?』
『샌달인지 뭔지가 길을 지나가는 걸 본 것 같아. 저 봐, 보라구! 저기 또있잖아!』
흥분해서 트레보르가 가리킨다.
『저기 덤불 쪽에.』
『걱정 마. 헛것을 보고 있는 게 아냐.』
셔파가 안심시킨다.
『여긴 지구신발 나라야.』
『뭐라구?』
『저건 지구신발들이야.』
『저기 또 있다!』
『사이즈 6호나 아니면 8호쯤 되겠구나. 여기 그 군락이 있어.』『너, 돌았니?!』
『정말 별로 해롭지 않아. 봐, 얘들아, 이리 와.』셔파는 길에 무릎을 꿇고 손을 내민다.
『츠츠츠.』 하고 입 속에서 혀로 소리내며 부른다.
짙은 밤색 스웨드로 된 용기있는 신발 하나(사이즈 8과 2분의 1인 왼쪽 신발)가 뛰어오더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금방 도망갈 수 있는 거리에서멈춘다. 짝궁인 오른쪽 신발은 멀치감치 서 있다.
『자, 이리 와, 얘야. 해치지 않을테니까 걱정 말고 와. 넌 어차피 내 사이즈도 아냐.』
지구신발이 안심하는 눈치다. 큰 맘을 먹고 다가와 셔파가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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