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광기억장치의 대권주자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CD롬드라이브 고속화 경쟁은 올해말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롬드라이브가출시되는 시점을 분수령으로 한풀 꺽일 전망이다.
10배속 제품까지 개발된 CD롬드라이브를 대체할 차세대 광저장매체 분야의주도권을 어떤 장치가 차지할 것인 지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DVD가 시장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CD롬생산업체가 채산성이 떨어지는 가격경쟁 보다는 상변화형광디스크(PD)나 기록가능한 CD(CD-R), CD롬과 플로피디스크 또는 CD롬과 CD-R 복합제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집중 출시될것으로 보여 제품다양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12배속 CD롬드라이브>
CD롬드라이브 생산업체들은 일차적으로 현재 양산중인 8배속 후속모델로 10배속 및 12배속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0배속의 경우 메카니즘이 8배속 제품과 별차이가 없기 때문에1개월 이내에 출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2배속 모델은 모터에서 칩세트, 기판설계, 기계적 부분까지 전면 재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2~3개월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게 정설이다. 따라서 12배속 제품은 빨라야오는 9월 경에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CD롬 생산업체들은 그러나 12배속의 장수에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분위기다. 12배속 제품을 조금 개선하고 부품을 교환하면 16배속까지 손쉽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12배속 시대에 진입하면 곧바로 16배속제품으로 달음질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2.4분기 시장 주력제품이 16배속모델이란 예측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차세대 광기억장치의 대권주자로 유력시되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는컴퓨터와 가전제품을 이어주는 일종의 브리지상품이다.
DVD규격은 지난 94년 소니와 필립스가 「멀티미디어컴팩트디스크(MMCD)」규격을 제안한데 맞서 도시바·마쯔시타·파이오니아·워너브러더스 등이 「고밀도기록(SD)」규격을 제안, 8개월간 논쟁끝에 합의한 것. 명칭도 이때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의미의 「디지털버서타일디스크(Digital Versatile Disc)」로 결정됐다.
CD롬 기억용량이 6백50MB에 불과한 반면 DVD롬은 한면에만 CD롬의 7배가넘는 4.7GB나 기록할 수 있다. DVD롬은 특히 12cm 크기의 디스크는 물론 이보다 휠씬 작고 휴대가 간편한 8Cm형 미디어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이미 DVD관련규격은 대부분 확정됐고 합의가 안된 일부 세부규격도 빠르면이달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본 도시바는 이달중 DVD플레이어 2종을 6~7백달러에 발표할 예정이며 프랑스 톰슨사도 마쯔시타로부터 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7월부터 5백달러에 판매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소니·파나소닉·파이오니아.아카이 등 일본업체들이 시제품 개발을 완료해 놓고 조만간 출시할 태세다.
또 삼성.LG 등 국내업체들도 올들어 DVD시대에 대비해 가전과 컴퓨터 광미디어사업을 대대적으로 통합하고 오는 10월경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올해말 DVD드라이브가 첫선을 보인 후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기능을 갖춘 1세대 DVD드라이브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6월경에는 이 보다 성능이 개선된 2세대 드라이브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98년말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본격 3세대 DVD 제품군이 양산돼 대중화 바람을타고 새로운 영상시대에 들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컴덱스쇼에 출품돼 관심을 끌었던 상변화형디스크(PD)도 올해 주목할만한 제품이다.
PD는 CD롬과 같은 12Cm광디스크를 사용하며 6백50MB의 저장공간에 10만회이상 반복기록할 수 있는게 특징.
또 기존 CD롬도 함께 읽어들일 수 있도록 설계돼 DVD가 완전히 보급되기전까지 향후 2~3년간의 틈새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참신한 상품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PD는 미국의 토레이사와 일본내 1~2개 기억장치 업체가 완제품을 개발, 시판중이며 국내기업인 LG전자도 이미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쯔시타, NEC 등 일본업체들도 조만간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CD레코더블, 즉 기록가능한 CD는 이미 4~5년전부터 국내시장에 시판돼 생소한 제품은 아니다.
CD-R 드라이브는 그러나 최근 가격이 50만원 안팍으로 뚝 떨어지면서 기업체는 물론 개인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단 한번밖에 기록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미디어 가격이 장당 5천원안팍으로 저렴한데다 CD롬과 동일한 포맷으로 기록돼 일단 기록을 마치면 일반 CD롬드라이브에서 읽어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인정보나 중요한 기업정보를 영구보관할 때 적격이다.
현재 필립스의 CDD모델이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파이오니아와 리코의 제품도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품가격이 20만원대로 떨어지면 판매량이 지금보다 5배이상급증해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타>
이밖에 1.5Cm안팍의 슬림형 CD롬드라이브와 부팅가능한(부터블)CD롬, FDD나 CD-R과 결합한 복합장치도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광기억장치다.
현재 노트북용 CD롬드라이브는 일본업체들이 석권하고 있지만 LG 및 삼성도 올하반기에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터블 CD롬드라이브는 하드디스크를 거치지 않고도 CD롬에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작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윈도나 도스 등 제한된 운영체제 만을 사용하는 한계를 벗어나 유닉스 등 다양한 OS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응용프로그램도 하드디스크에 설치하지 않고 직접 CD롬에서 읽어들일 수 있어 PC환경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기억장치는 이미 일본 티악이 CD롬과 FDD를 하나로 묶은 장치를 시판해 새로운 제품군은 아니다. 그러나 CD-R과 CD롬 드라이브를 하나로 통합한제품이나 하드디스크와 CD롬드라이브를 연계한 제품, 주크박스 등은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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