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재계, 한국TRS 인수 경쟁...제2의 통신대전 조짐

주파수공용통신(TRS)전국사업자인 한국TRS의 민영화 추진을 계기로 이 회사의 경영권을 거머쥐기 위한 기업체들의 인수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의 재원을 마련키 위해 국영기업체를 민영화하기로방침을 세운데다 오는 98년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30%범위내에서 기업 인수및 합병(M&A)이 가능함에 따라 정보통신분야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체들이 인수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물밑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한국TRS의 민영화시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한보·한화·동아·한진그룹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정보통신사업을 그룹의 21세기 주력업종으로 삼고 무선데이터 전국사업권획득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한보그룹은 사업권 획득여부에 관계없이 한국TRS의 경영권 인수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한보그룹은 이미 지난해 2월 액면가 1만원짜리인 한국TRS의 민간인 주식 3만6천2백40주(8.2%)를 주당 약 4만원선에 매입, 최대주주인 한국통신(89.7%)에 이어 2대주주로 부상,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당시 한보측은 나머지 민간인 주식 9천2백40주도 매입을 시도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그룹은 그룹내에 무선데이터 통신 테스크포스팀인 「VIC사업단」을중심으로 정보통신분야의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지난 3년동안 전국TRS사업을 준비하다가 지난 3월 사업참여를 전격 포기한한화그룹은 기존 정보통신사업팀을 해체하지 않고 계속 운영하고 있는 등 신규통신사업에 주력, 한국TRS의 인수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한보가 매입하지 못한 한국TRS의 민간인 주식 7천1백40주(1.6%)를 주당 약 7만원에 인수, 한국TRS의 경영권 확보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을 거느리고 있는 동아그룹도 한국TRS의 경영권을 노리는 업체중의 하나다.

동아그룹은 아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아남텔레콤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고있는데 아남의 사업권 획득여부와 관계없이 한국TRS의 민영화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에 있을 정부의 전국 TRS사업권의 향배도 한국TRS 인수경쟁에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TRS전국사업권을 신청한 동부·기아·아남·한진그룹 가운데 사업권획득여부에 따라 탈락한 업체는 한국TRS의 인수를 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은 이달들어 그룹 직속기구인 운영위원회내에 25명으로「신규통신사업팀」을 구성, 운영하고 있는데 「전국TRS사업권」이나 「한국TRS의 인수」중 최소한 1장의 카드는 챙겨야만 체면을 세운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한진그룹은 그간 전국TRS사업권 획득경쟁에 나서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사업권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것도 이같은 복선이 짙게깔려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사정은 동부·아남·기아그룹도 마찬가지인 셈. 어차피 전국TRS사업권을 신청한 기업중 1개기업에게만 돌아가게 돼있어 물류와 밀접한 관계가있고 정보통신사업을 그룹의 제2주력업종으로 삼은 이들 그룹의 입장으로서는 한국TRS의 인수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TRS의 인수를 노리는 각 기업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표면위로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드러내 놓고 인수를 추진하다간 자칫 결정권을 쥐고있는 정부가 「떡줄사람은 생각치도 않는데 김치국만 마신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정부의 민영화일정 및 방법 등 세부안이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한국통신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TRS를 합병할 것을정부측에 강력히 요청해 놓고 있는 등 한국TRS의 민영화를 극구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TRS의 민영화에 상당한 논란거리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든 한국TRS의 민영화를 둘러싼 기업체들의 물밑경쟁은 표면적으로 잠잠할 것으로 보이나 물밑에서는 날이 갈수록 열기가 더 뜨거워 지고 있어 이회사의 경영권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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