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관람석] 정글스토리

<정글스토리>는 기타 하나 달랑 들고 서울로 올라와 록음악에 도전하는젊은 로커에 대한 이야기다. 단순히 대중가수로서 입성하려고 발버둥치는 엔터테이너와 달리 상업적 연예산업에 저항하는 로커들의 주활동 무대는 라이브와 언더그라운드일 수 밖에 없다.

50년대 미국 흑인들의 리듬 앤 블루스와 백인들의 컨트리 앤 웨스턴 계열의 음악에서 배태된 록은 반항적인 가사, 환각적인 사운드, 무대 구성의 자유스러움 등을 특징으로 한다.젊은이들의 정열과 저항성,꿈을 담는음악적 양식등으로 각광받으면서 60년대 반전운동과 함께 전세계로 확산되었다.엘비스프레슬리, 롤링 스톤즈, 비틀즈, 지미 헨드릭스의 노래에 열광하며 세계의젊은이들은 그들의 사랑과 좌절, 반항과 꿈을 토로했다. 한국의 록은 60년대의 신중현이 8군 무대의 연주 스타일을 선보이며 도입되었다. 70년대의 산울림, 80년대의 들국화, 시나위, 부활로 이어지고 90년대엔 강산에,김종서,넥스트 등이 록의 정신을 확산시키고있다.최소한 이 정도의 예비지식은 가지고이 영화의 정글 속으로 들어가야한다.

록커가 되려는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도현(윤도현 분)은 낙원 상가점원으로 취직한다. 도현은 록밴드 이지라이더의 일원이 되고, 록카페 공연중 지우(김창완 분)의 눈에 띄어 본격 가수의 길에 나선다. 앨범 취입을 끝내나제작자의 출시포기로 좌절한 그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라이브 콘서트 맴버를 규합하고,지우의 지휘 아래 황량한 겨울벌판의 비닐하우스 속에서 맹연습을 한다. 콘서트는 썰렁한 가운데 끝나지만, 도현의 맴버들은 좌절하지 않으며 거리에서 라이브 공연을 벌인다.

한국 록음악계의 뒷골목 풍경을 주목한 김감독의 시각이 우선 신선하게 느껴진다.그러나 록음악에 치여서 영화가 죽는다면 그건 죽은 새를 잡는것과같다.록음악이 아니라 록의 정신, 즉 안티체제로서의 젊은이다운 반항정신에더 앵글을 맞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도현과 그의 멤버들이저항하고자 하는 적의 실체를 분명히 설정하였더라면, 훨씬 더 극적인 구성이 됐을것이다.

<박상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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