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세계화와 인력난

주요 공단 근처나 휴일의 서울근교 공원 등에 가보면 세계화(?)를 실감할수 있다. 이중 아시아계로 보이는 외국인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일거리를 찾아오거나 직업연수 등의 명분 아래 수입돼 온 산업인력들일 것이다. 상당수의 외국 근로자들이 국내산업의 기층부를 채우고 있을 정도로 제조업 인력난은 심각하다. 우리 젊은이들이 갈수록 「기름때」묻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자산업의 경우도 세트 대기업이나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중소 전자부품업체들은 지역신문이나 게시판을 통해 계속해서 인력모집 공고를 내지만 업체별로 잘해야 월 한두 명이충원되는 데 그쳐 상당수 업체가 자연감소 인원도 보충하지 못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공단주변의 공업고등학교로부터 실습생을 임시로채용,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실습생이나 임시직 부녀사원이 전체 생산인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외국노동자 활용문제도 기숙사나 보증금 등의 까다로운 절차와 비용문제로영세업체들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몇몇 중소 전자부품업체는 동남아 국가로 아예 공장과 본사를이전하기도 했다. 아직 「일부」이기는 하지만 중소 제조업체들이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둥지를 옮기는 이같은 상황의 책임을 전적으로 젊은이들에게 돌릴 수만은 없다. 이들이 이같은 행동을 하게끔 사회와 교육이 틀을만들었고 기성세대들이 부지불식간에 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외치는 세계화가 우리 중소 제조업체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거나 외국으로 터전을 옮기라는 의미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만큼의 대우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에서부터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전 분야에서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정부가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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