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114안내전화 유료화 추진배경

114안내전화의 유료화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최근 114안내 유료화를 포함한 「번호안내 서비스 강화방안」을 마련,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114유료화 계획을 수립했다가 여론에 밀려 계획을철회해야 했던 한국통신은 올해에는 이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마저 내비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통신은 「114유료화」라는 말 대신 「114안내비용의 수익자 부담 실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114안내에 드는 비용이 현재는 모든 전화가입자에게 간접적으로 부과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114를 이용하는 사람이 이용량에비례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은 114안내 한 통화에 드는 비용이 1백70원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통화당 1백70원을 모두 받아야 마땅하지만 유료화 이후 통화량이30%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1백원을 적정요금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한다.

한국통신은 114통화량의 급증에 따른 이용불편으로 이용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전화가입자 급증으로 인력 및 시설이 절대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114유료화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욱이 114안내를 이용하는 고객의 62%가 기업 및 금융기관이며 한 달에한 번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전화가입자의 40%에 달하고 있다는 점과 하루한 번 이상 114를 이용하는 2%의 상습이용자들이 전체 114안내통화의 24%를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연간 2천억원 정도 소요되는 114 안내비용을 이용량과 관계없이 모든가입자에게 징수하고 있는 현실은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다.

외국의 경우 전화번호안내를 대부분 유료화하고 있다. 지난 64년부터 전화번호안내를 유료화한 프랑스텔레콤은 한 통화당 시내전화요금의 5배인 4백68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AT&T는 6배에 가까운 4백63원을, 영국은 10배가 넘는 5백30원을 받고 있다.

한국통신은 114안내를 유료화할 경우 그동안 114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전화번호 문의습성을 전화번호부나 하이텔 전자번호부 등으로 분산하고 전화번호 메모습관도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4이용량이 30%정도줄어들어 안내 품질도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114유료화는 정부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돼 왔었다. 한국통신은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 재정경제원 등 관계부처와의사전조율에 나서는 한편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114안내 유료화는 10여년간의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하고 『7월시행 계획을 수립했지만 힘들더라도 올해 안에는 꼭 성사되기를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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