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수입선다변화 제도의 해제를 우려하는 것은 당장에 내수시장의일정 부분을 내줘야 한다는 피해의식 외에도 차세대 제품 및 기술개발에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은 아직도 핵심부품과 기술의 對日의존도가 높아 일본전자업체들이 마음먹기에 따라선 기술이전 받기가 곤란해질 수 있다.그동안은 수입선다변화에 묶여 일본 전자제품이 국내시장에 직접 들어오지 못함으로써 기술이전의 물꼬를 계속 터왔지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게 사실.
따라서 일본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은 아니라 해도 일본의 주요 핵심부품과기술을 접목시킨 해외현지 생산 일본제품이 한국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있게 될 경우 일본업체들의 對韓기술이전은 지금보다 빡빡해 질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응해 전자업계가 모색해온 대책을 살펴보자.
<종합전자업계>
우리나라 5대 가전제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등 전자3사를 비롯한 종합전자업체들은 그동안 「수입선다변화 해제 不可」를 앞장서서 주장하면서도 한편에선 수입선다변화 해제 이후에 나타날 전자산업 및 시장변화를 여러차례 분석해 왔다.
전자3사의 경우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철옹성으로 인식돼온 「전속대리점의 와해」다. 일본 브랜드가 국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통점들에게 더 많은 판매마진을 주는 전략을 가장 먼저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치 않아도 혼매를 전제로 한 전자제품 전문유통점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전속대리점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일본 브랜드까지 판치기 시작하면 전속대리점 자체가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전자3사가 주요 핵심상권에 앞다퉈 대형 전자매장을 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전속대리점 체제의 와해 이후 유통망을 장악을 위한 전략중 하나다.
일본의 핵심부품 및 기술이전 기피에 대해선 아직까지 묘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술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스스로 기술경쟁력을 높인다는 원론적인 수단만 강구하고 있을 뿐이다.
아남전자·인켈·롯데전자·한국샤프 등 AV전문업체들이 일본 브랜드의 국내시장 공략에 대응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수단은 전략적 제휴다.
전자3사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AV업체들이 갖고 있는 전국 규모의 유통망을할애해 주면서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을 수 만 있다면 두마리 토끼를 거머쥐는 결과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AV업계 판단이다. 즉 일본 브랜드가 국내시장을 공략하려면 당장 급한게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고 AV업체들은 일본브랜드를 취급함으로써 상품구색을 갖춰 대리점들의 경쟁력도 높이고 취약한기술을 보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아남전자가 마쓰시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수입선다변화 대상품목이아닌 마쓰시타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인켈(샨요)과 롯데전자도 각각 샨요와 미쓰비시가 동남아에서 생산하는 일부 미니컴포넌트나뮤직센터·카세트 등의 오디오 기기와 영상기기를 OEM공급받아 자사 대리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업체들이 핵심기술의 이전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에비추어보면 자칫 유통망만 빌려주고 껍데기 기술을 받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만만치 않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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