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HP가 한국에서의 제품구매를 획기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시장에서 판매한 물량의 2배를 상회하는 엄청난 규모를 구입, 전세계HP 생산기지에 공급했다.
HP는 양질의 국산 전자부품을 조달함으로써 자사 컴퓨터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높혀 나가고 있으며 이를통해 외국기업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한국 소비자들에게 호의적인 이미지를 심어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있다.
실제 HP 뿐만 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 컴퓨터업체들 상당수는 국내에컴퓨터를 판매하는 규모 보다 훨씬 큰 규모의 국산 전자부품을 수입하고 있어 국내에 진출한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제품을 판매, 이익을 챙기는 다국적기업이라는 그동안의 고정화된 인식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HP의 국내 현지법인인 한국HP는 지난해 약 6억5천3백만달러 상당의 중대형컴퓨터, PC 및 PC주변기기를 국내에서 판매한 반면 HP 국제구매본부 한국지사(KIPO)에서는 반도체를 비롯 각종 전자부품을 약 11억1천6백만달러를 구매했다. 이는 국내에 판매한 규모에 비해 국내에서 구매한 규모가 거의 2배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HP는 올해도 반도체를 비롯해 수십여종의 국산 전자부품 약 21억달러 상당을 구매할 계획이다.
HP가 지난해 국내에서 조달한 전자부품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의 80.2%인 8억9천5백만달러를 차지했으며 PC 모니터가 17.4%인 1억9천4백만달러, 파워서플라이 및 인쇄회로기판이 각각 0.7%인 8백만달러에 달하고 웨이퍼·새시·리드프레임 등도 주요 구매 품목들이다.
특히 HP는 국산 하드디스크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등을 올해 전략 조달품목으로 선정하고 현재 국내 업체와 조달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金善換 HP국제구매본부 한국지사장은 조달 규모에 대해 정확히 밝힐 수은없지만 대량 각각 1억달러 상당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HP는 그동안 자사 홈PC용 모니터 구매선으로 활용해온 일본 마쓰시타,소니및 네달랜드 필립스, 한국 삼성전자 중 최근 필립스를 제외하고 한국의오리온전기를 새로운 구매선으로 선정, 현재 대규모 조달 협상을 진행중에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HP가 국제구매본부를 통해 국내에서 조달하는 전자부품의 품목 및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HP의 필요에 의해서만 아니라 국산 전자부품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HP는 한국을 비롯 세계 8개국에 국제구매본부를 설치하고 완제품제조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HP는 전세계 D램 수요의 10%를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상당량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 개발 및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HP 엔지니어를 투입, 한국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국 전자부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현재 한국HP구매본부를 찾은 해외바이어가 한달에 1백여명을 넘고 있다』고 金지사장은 설명하면서 『이들은HP의 품질지도를 받은 국내 전자부품업체의 제품을 다량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HP조달본부는 국내 전자부품업체와 공동으로 올해부터는 전세계에 산재한 HP해외공장을 대상으로 전자부품수출 촉진단을 파견하는등 수동적 조달에서 능동적 수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어 국산부품수출에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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