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집적회로(IC)기술의 경연장인 국제고체(반도체)회로회의(ISSCC;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 Conference)가 지난 2월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다. 디지털,아날로그를 비롯 혼성신호회로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연구성과중 엄선된 결과물만 발표된 이번 회의에서는 총 1백56편의 논문이 소개돼 그 어느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단일 칩에 시스템을(System on a chip)」이란 주제가 말하듯 전체 발표논문의 25%가 시스템을 단일칩에서 구현하는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단일 칩으로 멀티미디어를」 「단일 칩 카메라」 「원칩TV」등이 특별강연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초고집적 반도체 메모리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ISSCC에서 반도체 회로설계와 관련된 논문을 소개한 것은 작년 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 현대전자가 싱크로너스D램에 관해 각 1편씩 논문을 발표한 것이 처음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삼성전자가 2편(SD램,플래시메모리), KAIST 2편(비휘발성 메모리셀, 저전압논리회로), 서울대 1편(클럭복원용 PLL), 서강대 1편(A/D변환기)등 모두 6편을 소개해 우리나라 반도체기술수준이 그만큼 향상됐음을 반증해준다.
올해 ISSCC에서 나타난 IC기술의 특징은 「저전력」`「고속」이라는 두단어로 요약된다. 이와함께 논리LSI와 메모리LSI의 병합, 아날로그와 디지털LSI의 병합 등의 기술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번 ISSCC에서 드러난 세계 반도체기술자들의 관심은 대략 일곱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를 주도할 기술이 고집적화인가,다단계 셀화인가다. 다시말해 셀의 크기를 줄이느냐, 아니면 셀당 저장 비트수를 늘리는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둘째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의 병합 설계에 있어 전원전압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인가 하는 문제이다. 종전 디지털의 경우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전압을 줄였고 아날로그는 전압을 줄이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알려졌었다.
셋째는 단일 칩으로 시스템을 구현하는 차원에서 볼 때 CCD형과 MOS형중 어느 것이 고체촬영소자로 더 적합한가 하는 문제다.
넷째는 컴퓨터의 멀티미디어화 추세에서 음성및 화상 신호처리를 위해 지금까지 사용돼온 사운드카드 등 별도의 DSP(Digital Signal Processing)모듈이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다섯째는 메모리와 논리회로간 가장 좋은 신호 전달방법은 무엇인가다. 고속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에서 메모리와 컨트롤러간 효과적인 데이터전송방식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뿐만아니라 기존 저전압트랜지스터로직(LVTTL)으로는 66.7MHz이상 고주파의 데이터전송에 문제가 있어 이의 대안으로대두되고 있는 SSTL(Stubseries terminated transceiver logic), HSTL(High speed transceiver loic), RSL(Rambus signal logic)등의 효율성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여섯째는 대형화`고속화하는 디지털 시스템에서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배선간의 간섭, 잡음 등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안에 관한 것이며 일곱째는비동기 전송모드(ATM)를 데스크톱에서 수용하는 것이 현실적인가 하는 문제다. 멀티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서비스가 다양화하고 TCP/IP를 사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주어진 대역폭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ATM채택이 현실적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이 모아진 것이다.
이러한 세계 반도체기술자들의 관심사는 국내 반도체업체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ISSCC에서 발표된 논문을 통해 논리회로,메모리,아날로그 기술추세를 분야별로 보자.
<논리소자>
마이크로프로세서분야는 저전력, 고속 동작을 성취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됐다. 모토로라와 IBM이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세서는 기존 파워PC603에서 전력의 절감효과를 높힌 것으로 동작주파수 2백MHz에서 소비전력이4W일 정도로 적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동작주파수가 높아지면서 클럭의 왜곡(skew)을 줄이고고속 클럭을 발생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PLL(Phase Locked Loop)의 성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도 PLL에 관한 논문이 대거소개됐는데 모두 전원전압 등의 변동에 따른 클럭의 흔들림 정도를 줄이는것과 칩 내부의 클럭 왜곡보상 방안 등이 초점을 이뤘다. 스위스의 전자마이크로텍센터가 발표한 PLL은 출력주파수 3백20MHz, 소비전력 1.5mW로저전력화가 돋보였다.
신호처리분야에서는 MPEG2등 고급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경, 즉기존의 전화선이나 무선회선등 대역폭 제한을 받는 경우 필요한 디지털 신호처리IC가 주로 발표됐다. AT&T가 발표한 DSP프로세서는 지원하는 국제표준방식이 ISDN을 이용한 TV회의나 전화를 위한 ITUT권고 H.320, 비디오CD등에서 사용되는 MPEG1, 그리고 기존 아날로그 전화선을사용하는 TV전화시스템용 ITUT권고 H.324등 3종류였다는 점이 주목을받았다.
ATM관련 기술로는 초당 기가비트급 전송속도를 달성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이는 PC네트워크의 대규모 고속화에 따라 기가비트급 백본(backbone)LAN이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도시바가 초당5기가비트의 전송속도를 지닌 ATM스위치IC를 발표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메모리분야>
메모리의 대용량화 추세는 최근 ISSCC 동향을 볼 때 D램을 제외하고는 주춤한 상태다. 반면 고속, 저소비 전력, 특정용도 메모리개발이 주류를이루고 있다.
특히 올해 ISSCC에서는 메모리LSI의 최소시간간격을 단축,데이터전송속도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소시간간격이 2ns인 1GD램, 20ns인 1백28M플래시메모리, 5ns인 1백28K바이트 캐시메모리, 2.5ns인 4.5MS램등이 발표된 것이 그 예다. S램에서는 특정용도 메모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였고, D램 및 S램과 논리회로의 병합설계 및 제조에 관해서도 활발히 논의됐다.
고집적D램은 삼성전자와 미쓰비시전기가 1GD램을, NEC가 2백56MD램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두 외부클럭에 동기되어 동작하는 SD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1기가D램은 0.16㎛공정을 사용해 제작된 것으로 칩 크기가 6백32㎜²이고 x16의 비트구성을 갖고 있다. 또 데이터 전송속도가 1G바이트, 데이터출력 주파수가 5백MHz에 이른다.
미쯔비시전기의 1기가SD램은 고속동작을 실현하기 위해 메모리어레이의배치 및 배선을 바꿨다. 구성은 x64이며 최대 동작주파수가 2백MHz여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1기가바이트에 이른다. 0.14㎛공정을 사용하였고 칩크기는 5백81.8㎜²이다.
NEC의 2백56메가SD램은 최대 동작주파수가 2백50MHz이며 2.5ns의액서스타임을 구현하기위해 인버터 지연선 어레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회로를 채택해 PLL보다 전류소모가 작다는 장점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이밖에 미국 램버스는 최대 데이터전송속도가 초당 6백60M바이트에 이르는 입출력관련 회로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비휘발성 메모리분야에서는 히타치와 삼성전자가 각각 1백28M 플래시메모리 제품을, NEC가 60ns의 액서스타임을 갖는 1M비트 강유전체(ferroelectric)램을 발표하는등 매우 활발한 기술발표가 있었다.
특히 전년에 비해 한국과 일본이 이 분야에서 뚜렷한 연구결과를 낸것이주목할 만하다.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1개의 메모리 셀에 2비트를 기억시킨 기술이 삼성전자(1백28M)와 NEC(64M)에 의해 소개됐다.
이밖에 도시바는 34ns액서스타임의 16M 플래시메모리를 발표했고, AMD와 후지쯔는 공동으로 연구한 55ns액서스타임의 16M 플래시메모리를 발표했다.
S램과 캐시메모리분야에서는 모두 8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캐시메모리의경우 4편중 3편이 S램기술이었고 나머지 1편은 D램기술이었다. S램의 경우도 캐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주종을 이뤘다.
<아날로그 집적회로>
이미지센서분야에서는 MOS형 고체촬영소자가 4건 발표된데 비해 CCD관련 발표는 2건 뿐으로 예년과 비교할 때 특이하다. 올해 MOS형에 대해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체촬영소자와 주변회로를 원칩화하는 것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GS톰슨은 176x144의 MOS형 촬영소자를 동작 예측 회로와 함께 집적한 것이 그예다.
무선통신과 관련된 반도체 소자들도 다수 발표됐는데 라디오용 칩세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관련 회로, 위성방송 수신기용 집적회로, 적외선 통신용 IC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U.C.버클리에서는 15명의 사용자가 각각 초당 1M비트로 데이터를 송신할 수 있는 CDMA방식의칩세트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마이크로파/밀리파용 IC분야는 Si/SiGe헤테로 접합 바이폴라기술을적용한 것과 Si기술을 적용한 것이 주종을 이루었는데 GaAs소자를 사용한경우보다 원가를 줄이고자 하는 추세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스탠포드대학과 서울대등에서는 광대역 ISDN에 대한 클럭/데이터 추출용IC를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ISSCC에서는 멀티미디어와 통신관련 기술발표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전체 발표 논문의 25%이상이멀티미디어, 통신시스템과 직접 관련된 것들이다. 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일고있는 통신혁명의 물결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ISSCC를 계기로 「단일 칩에서 시스템 구현」추세가 가속화될 것을 감안,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도 이같은 추세에 맞게 계속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필자>
李禎培
8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卒
95년 서울대 대학원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95년∼현재 삼성전자 메모리본부 설게실 D램팀 선임연구원전공및 관심분야 :메모리회로 설계 및 소자 잡음 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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