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중에서 가장 오래 장수하고 있는 4MD램이 올해부터 빠르게 퇴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주요 D램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이달초에 잇따라 4MD램 감산계획을발표한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최대의 D램 공급업체인 삼성전자가 4MD램 생산량을 하반기부터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LG반도체와 현대전자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2`4분기 부터 4MD램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해 역시 하반기 부터는 상당량을 줄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적인 D램 공급업체들이 4MD램의 감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것은 올들어 계속되고 있는 D램 가격 폭락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4MD램 값은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8달러선을 형성하고 있고 이처럼 시장가격이 떨어지자 보통 수년 단위의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수요업체들까지 가격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D램 공급업체들로서는 가격은 곧바로 매출과 이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메이저 공급업체들은 이심전심으로 공급물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으며 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 공급업체들로서는 드물게 「4MD램 감산」 발표를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도체업체들의 이같은 의도적인 조절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원하는방향으로 흘러가 줄지는 미지수다. D램 값이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소수인 반면 대부분의 수요자들은 이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자업체야 수년간 막대한 여력을 비축한 데다 4MD램 생산을 줄여16MD램 위주로 시장을 유도해 나가는데 별 문제가 없겠지만 국내 반도체 재료업체들은 태반이 16MD램 시대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짧은 역사로 인해 국내 반도체재료 기술이 안정화해 있지못한 점도 있지만 반도체 재료의 특성상 납품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동안의반복확인을 통한 품질안정성을 입증받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반도체 재료시장은 16MD램 생산확대에 따라 전년대비 50%이상 증가했으나 국내생산 제품의 공급액은 40%가 늘어나는데 그쳐 전체시장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산 채용비중도 94년 41%에서작년에는 3% 떨어진 38%에 그쳤다고 한다. 이는 국내 반도체 재료업체들이 16M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나마도 금액상으로 재료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국산화율도 높은 실리콘웨이퍼와 리드프레임, 본딩와이어 등을 제외할 경우 국산 재료의 사용비중은 크게 떨어진다.
올해의 경우는 16MD램 양산용으로 품질승인을 받는 업체가 늘고 있고 소자업체들도 일단 계획상으로는 국산 채용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어서 국산 재료의 채용 비중이 48%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소자업체들의 이같은 의욕적인 계획만을 보고 낙관할 수 만은 없는노릇이다. 대부분의 국내 재료업체들 스스로는 선진업체의 제품과 손색이 없는 16MD램 이상 고집적제품용 제품 생산기술과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소자업체들로서는 「값은 싸면서 소자의 특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료의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구매나공정담당자들이 웬만큼 국산 재료에 대해 확신이 섰다해도 현실적으로 결과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조직생리상 국산 재료를 양산용으로 채용하기는 쉽지않다. 뿐만아니라 소자업체들도 그동안의 호황기때와는 사뭇 다른 요구와 경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생각해야할 대목이다.
결국은 시장이 요즘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재료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추는 길밖에 없다. 소자업체들도 재료의 안정적인 수급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료 등 주변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주변산업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은 불투명한 시기를 능동적으로 극복하고 국내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을 한층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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