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에서 매년 봄에 열리는 세빗은 첨단기술과 제품의 경연장이다.
세빗에 참가한 업체들은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제품을 출품하더라도 관람객이봐주지 않으면 전시회에 참가한 목적을 거두기 어렵다. 그래서 세빗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훌륭한 제품을 개발해 가지고 나오는 것 못지않게 부스를 꾸미는 데도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모토롤러를 비롯한 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의 부스를 보면 그것을 잘 꾸미기 위해 백방으로 묘안을 짜낸 흔적이 역력하다.
이들은 부스를 화려하게 꾸미기도 하지만 이벤트쇼 경품증정 등 관람객을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이들은 비록 보이지 않는 대문이긴 하지만 자기대문 안으로 손님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리 내용이 좋은 전시물로 부스를채우더라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1년 전부터 세빗에 대비, 출품작을 엄선하고 부스를 독창적으로 디자인한다. 6천3백여개의 업체가 참가하는 세빗은 그래서 부스단장이나운영기법 면에서도 아이디어가 백출한다. 몇 년 전부터 세빗에 빠짐없이참여하기 시작한 삼성.LG.현대.대우 등 국내업체들은 과연 세빗에서 어떤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국내 대기업이 포진한 곳은 8관.11관.26관 등 3곳. LG전자는 8관에 3백58㎞의 전시공간을 확보했으며, 삼성전자는 8관과 26관에 LG전자의 3배 정도크기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11관에 있는 현대전자와 대우는 각각 2백13㎞와2백10㎞ 규모의 전시장을 꾸몄다.
전시품목으로 삼성전자는 8관 전시장에 팩시밀리.컴퓨터.TFT LCD 등의제품을, 26관에는 GSM장비.ATM교환기 등 정보통신장비를 출품했다.
LG전자는 모니터 신제품.캠코더.DECT단말기.반도체 등을 전시했고, 현대전자는 반도체.CD비전.VOD.워크스테이션.금전등록기 등을, 대우는 광케이블커넥터.일체형 홈PC.키폰.팩스 등의 품목을 판촉했다.
전시공간과 디자인을 보면 삼성전자는 8관 전시장을 중앙통로 양쪽에 배치하고 진열대를 분산배치해 관람객의 흡수를 쉽게 했다. 2개층인 삼성의 26관은전시품 비치를 1층에, 상담은 2층에서 이루어지도록 꾸몄다. 부스색상을백색계열로 통일해 로고가 선명하게 부각되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전시관의 모서리에 진한 청색으로 부스를 디자인했다. 전시면적이 비교적 큰 편에 들지만 색상이 어둡고 구석진 자리에 있어 인지도가 낮다.
현대전자는 출입구 옆면에 2층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1층은 전시공간으로활용하고 2층은 카페를 꾸며 상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LG전자의 맞은편 출입구에 있는 대우의 전시장은 진열대는 최소한으로잡고 상담실을 안쪽으로 널찍하게 배치했다.
관람객들의 관심을 끄는 이벤트 행사를 마련한 곳은 삼성과 LG 2곳. 삼성전자는 퀴즈 등의 토크프로그램을 만들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이벤트를 오전.오후 2차례에 걸쳐 진행중이다. LG전자는 반도체를 주제로한 팬터마임을 매일 4회 공연하고 있다.
4대 업체의 전시장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곳은 삼성전자의 8관 전시장. 중앙통로 양쪽으로 배치된 전시장은 세빗 참관업체 가운데 가장 넓은 규모에속한다. 관람객들의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과 널찍한 안내데스크를 마련했고 카페도 개설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지인을다수 채용해 홍보에 적극적이다. 전시품목도 연관성이 큰 품목을 가깝게 배치해 일목요연하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의 전시관은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 대표적인 예. 반도체 전시공간을 지나치게 넓게 잡아 여타 품목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고, 통로 바로앞에서 이벤트 행사를 진행해 관람객의 흐름을 막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현대전자는 2층에 카페를 설치해 쉴 수 있도록 설계해 놓았지만, 직원들이카페의 자리 대부분을 차지해 관람객들이 들어가서 쉬기는 어려운 분위기.
대우전자는 전시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하고 디스플레이에 무성의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매출에만 치중한다는 인상을 준다. 전시담당자는 "실질적인구매가 이루어지는 행사의 성격을 고려해 상담을 주목적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같은 부스를 꾸며 운영하는 데 최소한 1백만달러 이상의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시장 운영기법이나 부스배치면에서볼 때 삼성전자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같은 규모의 전시장을 개설한 다른외국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뒤처지는 듯하다.
<하노버=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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