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PCB수급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과열수주경쟁을 해온 PCB업체들이 최근에는 해외에서까지 이전투구식의 과당경쟁을 벌여 문제다.
대대적인 설비증설에 따른 신규 공급선 확보를 위해, 일부 대형 PCB업체들에 이어 중견업체들까지 해외시장에 가세해 국내업체들간 가격싸움을 벌임에 따라 제조원가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PCB 수출가격이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PCB 직수출 가격은 이같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인해 전년대비 평균 3~5% 가량 떨어졌다. 원판가격 인상에 대한 보전으로지난해 8월 소폭 인상된 내수 및 로컬공급 가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제값을 받고 수출하는 일부업체의 특정품목을 제외하고는 현재대체적으로 PCB 직수출 가격이 내수 대비 75~80%선, 로컬 대비 80~85%선에 달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사의 한 관계자는 "수출의 경우 현금순환이 잘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었지만, 요즘 PCB의 경우 메이저급 거래업체를 제외하면 먼저 LC(신용장)를 열고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는 10%선에 불과하고, 게다가 외상거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며 직수출이 내수보다 유리한 점이 거의 없음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의 PCB 공급과잉 조짐을 간파한 해외의 현지바이어 및 구매업체들 혹은 한국인 PCB 중개인들이 역으로 국내 PCB제조업체들의 경쟁심리를 악용해 가격경쟁을 조장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PCB 수출가격의 하락세는 무엇보다 대부분의 PCB업체들이 향후 세계경기를 지나치게 낙관해 대규모의 설비증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오히려 증설이전보다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PCB업체들이 과학적으로 수요를 예측하기보다는 성장가능성과 수익성이높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 다층기판(MLB)에 설비증설의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만큼 경쟁이 지난해보다 크게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단행한 대만업체들과 중국.태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PCB 공급량이 늘어날수록결국 국내업체들끼리 해외시장에서 맞닥뜨릴 확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MLB 특유의 생산구조도 PCB업계의 최근의 과당경쟁 심리를 부채질하고있다. 대단위 장치산업인 MLB는 라인을 가동하지 않을수록 엄청난 감가상각 부담을 수반하기 때문에 신규 증설라인 가동을 위해서는 낮은 가격에라도수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PCB 수출비중을 계속 높여왔던 일부 대형 PCB업체들이 서서히 내수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함에 따라 최근엔 내수가격까지 영향을받고 있다. PCB 구매량이 비교적 많은 대형 세트업체들을 중심으로 PCB구매가격 인하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국내 PCB업계의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해외시장개척의 여지가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은 하루속히 근절돼야 한다"며 "PCB업체의 성격상 무리한 대량수주는 오히려 큰 부담으로작용할 소지가 커 "제값 받는 수출풍토"정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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