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테크노대학원"에 쏠린 시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테크노경영대학원이 서울 홍릉에서 12일문을 열었다. KAIST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추진해온 역점사업의 하나가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개원식은 정근모 과학기술처 장관을 비롯한 각계인사와 교수 등 학교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무척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러나 이날 테크노경영대학원 개원식을 바라보는 서울분원소속 교수들의마음이 그렇게 기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테크노경영대학원이 바로 무자격자 입학파문이 일었던 과학기술원(KAIST) 서울분원측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설립을 추진해왔기 때문에만감이 교차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오늘로써 서울분원의 무자격자 입학파문이 발생한 지 꼭 한달 보름이 됐는데도 당시에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직까지도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KAIST측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테크노경영대학원은 이제KAIST 서울분원과 완전히 별개의 조직이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는데,이런 점도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서울분원 교수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는지모른다.

KAIST 서울분원은 무자격자 입학파문 직후 전격적으로 내려진 폐쇄결정에 따라 정리작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서 있다.

서울분원소속 교수 25명중 7명은 새로 설립된 테크노경영대학원으로, 나머지18명은 대덕 본원으로 발령을 받은 상태이고 6백70여명의 학생들도 1백70여명만이 테크노경영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 나머지 5백여명은 대덕 본원유사학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서울분원장을 비롯한 학과장들에 대한 징계절차도 마무리돼 견책.주의 등으로 모두 처리됐다.

그러나 서울분원 교수들이나 학생들은 아직까지도 억울하게 매도됐다는 피해의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사태수습 과정에서도 자신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거취를 놓고도 심한 심적 갈등을 겪고 있다고 들린다. 본원으로 흡수통합돼 대덕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본원소속 교수나 학생들의 달갑지 않은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명예에 먹칠한 채 다른 곳으로훌쩍 떠나갈 수도 없다며 하소연이다.

"교육자는 명예로 사는 사람들입니다"라는 한 교수의 독백은 앞으로 KAIST가 내부균열을 봉합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새삼 일깨워 주는 말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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