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 NTT분할과 경쟁력 강화

일본 최대 전기통신업체인 일본전신전화(NTT)의 분할방안이 마무리단계에이르렀다. 이 회사 분할문제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있는 가운데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NTT의 분할개혁방안을 연구.검토해온일본 우정성 자문기관인 전기통신심의회가 최종 검토보고서를 이달말까지 작성해 우정성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심의회가 각계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방안은 전화서비스사업을 장거리전화회사와 두 개의 지역전화회사로 분할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분리될 경우 장거리전화회사는 국제전화.이동통신.케이블TV 등 사업에 대해 참여할 수 있게 하고, NTT데이터.NTT이동통신망.NTT퍼스널통신망의 주식을 승계토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분리 독립되는 지역전화회사는 국제전화를 제외한 모든 관련분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대폭 완화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 정부와 의회는 이같은 내용의 방안을 토대로 3월중 최종 결론을 내릴예정으로 있어 해묵은 NTT분할 논란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지 종지부를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란의 초점이 되어 온 것은 NTT 전화서비스사업의 분할여부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회사의 분할여부 자체보다도 이를 통해 일본의 통신산업정책과 관련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NTT의 경영형태 변화는 일본 통신시장 전체의 재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우정성과 경쟁진영인, 이른바 신전전은 원칙적으로 분할을 추진하려는 데 반해 NTT 자신은 물론 경제단체 및 연립여당은 반대입장을취하고 있다.

분할을 찬성하는 측은 외국에 비해 높은 전화요금을 내리고 서비스의 질을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지난 84년 AT&T를 장거리전화회사와 7개 지역벨사로 분할함으로써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분할 반대론자들은 서비스의 지역간 격차 및 지역통신시장 독점해소 기대난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거대 통신업체들이 세계 통신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분할은 NTT의 대외경쟁력 약화를 가져올것이라면서 국제전화사업 참여허용마저 주장하는 입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비록 분할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있지만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에는 양측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NTT분할 논의는 지난 85년 전기통신제도 개혁이후 계속되었으니 10년 이상을 끌어온 셈이다. 당시 NTT의 민영화와 통신시장의 경쟁체제도입등 개혁이 이루어졌으나 NTT분할문제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5년후로 미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 이를 재검토한 전기통신심의회가NTT를 장거리전화와 여러 개의 지역별 전화회사로 분할할 것을 제안했으나 대장성의 반대로 보류, 논의 자체가 다시 5년간 동결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처럼 오랜 논란과 검토를 거친 분할방안은 앞으로 우정성 실무차원의 검토가 끝나면 행정.입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심의.결정하는 절차를 거치도록되어 있다.

현재 연립여당이 정보통신산업의 육성과 국제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분할을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결론이 어떤 방향으로 내려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본 정부가 NTT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방향으로는 개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일본은 이를 경쟁력강화의 전기로 삼으려 할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세계 통신시장의 전면개방을 앞두고 미국에 이어 일본도 대외경쟁력제고 차원에서 자국 통신산업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일본과상황이 비슷한 국내 통신업계도 국제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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