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라"
이는 수요둔화와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오디오업계를 향한 주문이다.
더이상 좁은 국내시장에만 집착할 수 없는 오디오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말이기도 하다.
국내 오디오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현재 거의 황무지 상태에 가깝다.
인켈 등 일부 AV전문업체와 가전3사가 각각 고급오디오 단품과 헤드폰 카세트 등 일반 오디오부문에서 해외시장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오디오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크게 잡아도 5% 남짓하다.
전자공업진흥회가 최근 발표한 "전자정보산업 중장기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오디오제품 수출물량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카오디오 등 일부제품을 빼고 대부분 2~6%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부문별로 보면 CDP가 수출 1억1천2백만달러로 세계시장 점유율 2% 정도이고하이파이스테레오는 2억9천1백만달러로 4%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카세트라디오류는 6억2천만달러로 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고카스테레오 등 카오디오의 수출은 4억6천2백만달러로 10%의 점유율을 기록할것으로 보여 가까스로 우리 오디오산업의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이 비율도점차 하락세에 있다.
일본 오디오산업은 세계 생산비중이 94년 현재 37% 수준에 이르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이의 두배 수준을 웃돈다. 물론 소니.마쓰시타 등 1,2위 업체를비롯해 세계시장 점유율 10위까지를 모두 독차지하면서 세계시장을 거의장악한 일본의 오디오산업을 우리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국내 오디오생산의 세계비중은 94년 현재 8.8%에 이르면서도 세계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 오디오산업의 국제화 현주소를그대로 보여준다.
우리 오디오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은 것은 국제경쟁력에서 중국과동남아산 제품에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세트라디오.카오디오 등 저가제품의 경우 일본업체들의 현지 생산기지인 중국.동남아지역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오디오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하이파이 등 고급기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제품에 비하면 브랜드지명도에서 크게 밀리고 일본제품에게는 브랜드지명도는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뒤진다는 게 AV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오디오산업의 해외시장 진출 성공은 거의 불가능할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AV업계의 수출 관계자들은 "그래도 해외 오디오시장은 개척의 여지가많은 땅"이라고 말한다.
우리 오디오제품의 전통적인 수출지역인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시장에서는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중국 등 동남아지역을 비롯해 CIS.중남미.중동 등 이른바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서는 우리제품의 시장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서의 오디오수요는 정정불안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오디오 수요증가율을 웃도는 5% 안팎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이들 시장 가운데 중남미 등 일부 시장은 특히 항상 우리 오디오제품 해외진출의 걸림돌이었던 일본제품의 높은 브랜드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먹혀들어가지 않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리 오디오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가전업체들이 이들 시장에 대한 집중공략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이들 신흥시장에는 일본 등 경쟁국업체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른바 틈새시장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비디오CDP 바람이 분 중국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업체를 제치고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했다. 또 중남미국가에서는 한국산 포터블카세트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오디오수요가 저가오디오에서 점차 MD를 비롯한 디지털기술 응용제품과하이엔드오디오 등 고급제품으로 전환되는 추세도 국내 오디오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는 요인이다. 이들 제품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우리의 경쟁국들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일본의 오디오업체들이 최근 몇년 사이 겪은 엔화상승과 주력시장인선진국시장의 수요둔화 등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우리 오디오업계에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일부 AV업체들을 중심으로 올들어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켈은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고 "셔우드"라는 해외브랜드로 본격적인해외시장 진출에 나서는 한편 해외공장 확충을 통한 생산현지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내수에 주력해온 아남전자.롯데전자 등도 올들어 해외시장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가전3사는 올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춘 오디오제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아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가전3사는 특히중국 등 동남아지역에 마련한 현지 공장을 점차 현지시장공략의 거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한 업체는 브랜드지명도를 높이기 위해최근 외국 유명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해외시장 진출"은 올해 국내 오디오산업계에 던져진 또다른 화두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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