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띠는 한.대만 "노트북PC공조" 배경

노트북PC분야에서 한국과 대만 양국기업들의 공조체제 구축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대만업체들과의 제휴는 어느 한 기업만이 아니라 국내 PC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전자.현대전자 등 대기업들 모두가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PC업체들이 노트북PC분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지난해부터 가시화하기 시작해 누가 누구를 잡느냐가 초미의 관심을 끌어온게사실이다.

데스크톱PC와는 달리 소형화기술이 필수적인 노트북PC분야에서 국내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서는 외국 선진기업들과의 제휴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의 관심은 기술이전이 용이하고 공동생산에 따라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대만에 맞춰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경쟁적으로 대만업체들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된 것으로 풀이해볼 수있다.

송권식 삼보컴퓨터 신시장개척팀장은 "노트북PC 관련기술은 대만에 비해일본이 앞서 있지만 최근 세계적인 추세가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기지를동남아 등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선을 찾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대만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세계 컴퓨터시장이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을 전제로 한 제휴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대만업체들과의 제휴가 국내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고 있기는하지만, 상대방인 대만업체들이 한국기업들과의 제휴에 대해 결코 손해볼 일이없다는 것도 양국기업들의 공조체제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만업체들은 비록 노트북의 핵심인 하우징기술이 뛰어나지만 하드웨어 설계기술이 한국에 비해 뒤떨어지는데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대만업체들은 대부분 노트북PC 전문생산업체이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부품개발에 한국기업들의 지원을 받음으로써 투자의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한국기업들과 제휴하는 주요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것은 국내기업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노트북PC분야에서의한국과 대만기업간 공조체제 구축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해석할 수 있다.

현재 노트북PC분야에서 대만업체들과의 제휴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는삼보컴퓨터와 클래보, 현대전자와 아리마 등 2건.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클래보와 1년간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최근 신제품을출시했으며, 현대도 오는 3월부터 아리마에서 생산된 제품을 본격적으로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노트북PC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밝히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노트북PC분야에서 제휴선을 찾고 있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현재 각각 대만의 트윈애드와 피트론 등과 제휴를 위한 막바지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노트북PC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의 공조체제는 일단 삼보.클래보,현대.아리마, LG.트윈애드, 삼성.피트론 등의 4각 구도로 정립될 것으로예상되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국내 노트북PC시장에서의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같은 대만업체들과의 제휴에 대해 과거 초기 데스크톱PC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저가의 대만산 노트북PC가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대만과의 제휴는 데스크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과거 데스크톱PC시장에서는 대만제품을 그대로 국내에 공급했지만 이번 경우는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기업들이주도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대만제품이 아닌 국산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대만업체들과의 제휴가 값싼 대만산 제품으로 국내시장을 장악키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의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국내 PC업계 스스로 노트북PC를 세계 전략상품으로 육성한다는 사업계획에 걸맞게, 대만과의 제휴를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단계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지적이다.

<양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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