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응용서비스

김재근



<>고려대 대학원 전자공학과 공학석.박사

<>ETRI 전송시스템연구실 실장

<>연구분야:디지털전송.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멀티미디어서비스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흔히 다가올 21세기를 이끌어갈 사회발전 요소로 지식과 정보를 꼽는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은 향후 정보통신서비스 발전 방향에 따라 사회형태는 물론 국가간의 역학관계도 크게 변화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정보통신서비스의 모습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그 잠재적인가능성과 자신이 기대하는 서비스의 모습을 비교하거나 첨가하는 수준에서정보통신서비스의 미래를 전망할 뿐이다. 정보통신서비스의 발전과정은 바로인간의 활동영역에 자유로움(이동성)을 부여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유로움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은 상상속에서 그려본 하이테크의 세계를 그려나가는 과정과 일치한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통신서비스는 전화.팩시밀리.

데이터통신 등 아주 제한적인 서비스와 표현매체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서비스는 과거와 매우 다른 차원에서 발전이 시작됐다. 컴퓨터와 전자산업의 발전으로 정보통신기기가 소형화되고 통신망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전자산업의 발전에 기초한 정보통신서비스는 인간이 생활하는 환경을크게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정에서의 멀티미디어 화상교육은 물론 원격진료.홈쇼핑 등으로 개인중심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정보통신서비스의 이같은 변화는 인간의 삶을 더욱 값지고 기름지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들은 최근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국가적 현안과제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초고속정보고속도로 건설 붐은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에파급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앞으로 구축할 초고속정보통신망이 현재의 서비스뿐 아니라 미래에 나타날 서비스들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그 전개과정과 목표설정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조만간 구현될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가 각 개인의 개성과 특정집단의 욕구에 따라 그형태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비스의 종류는 물론 그내용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며, 사업자들이 사용자의기호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몇가지 대전제가 필요하다.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가 서비스를 사용할 각 개인을 중심으로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통신망이 지능화(Intelligent)돼야한다. 사용자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서비스가 지능화되면 사용자의 명령에 의해 서비스가 새롭게 생성.제공될것이다.

둘째 실감을 증대시키는 멀티미디어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MPEG2에근거한 동영상이나 음향을 넘어 보다 새로운 멀티미디어를 실현시켜야만 한다. 멀티미디어화가 이뤄지면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음향.촉감 등을 실감할수있는 다채롭고 화려한 서비스를 융통성 있게 생성.변형시킬 수 있게 된다.

셋째 사용자의 의지를 최대한 보장하는 개인화가 필요하다. 사용자의 욕구대로 언제.어디서.누구와도 정보의 교류가 가능해야만 한다. 정보통신서비스가한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넷째 인간화(Human)가 구현돼야 한다. 향후 개발될 모든 정보통신서비스는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같은 조건에서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시각장애자나지체부자유자를 위해 음성인식장치.언어번역기 등이 개발돼 누구든 사용이가능하도록 구성돼야 한다. 전자비서와 같은 모의인간도 인간화의 전형이다.

이러한 정보통신서비스의 발전을 선도할 초고속정보고속도로, 즉 초고속정보통신망의 하부구조는 사용자댁내망.가입자액세스망.기간전달망 등 여러 연결구간으로 이뤄지고 이들은 각기 하나의 망에 연결돼야 한다. 서비스마다각구간의 접점이 다르다면 우리는 서비스별로 각기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거나상호연동시키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서비스 품질을 요구하는 여러 표현매체로 이루어진 멀티미디어서비스를 통합전달(전송.교환)하고 동시에 고속.실시간으로 트래픽의 흐름을 보장하는 통신방식이필요하다.

또 모든 통신망 자원이 하나의 구조안에서 연결, 서비스.통신망 자원을 분산해 구축할 수 있는 개방화된 망구조가 필요하다. 때문에 비동기식전달방식(ATM)의 통신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 ISDN)이 도입되고 통신망사업자와 컴퓨터업체의 지원하에 개방형 정보통신망 구조(TINA)가 연구되고 있다.

TINA는 통신망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자간에 망관리 정보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통신망 장치의 도입에 따른 서비스 제공상의 제약을 소프트웨어차원에서해결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전개될 정보화사회에서 여러 통신서비스들이융통성 있게 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방형 ATM(비동기 전송방식)통신망을 통해 제공될 미래의 서비스중 주문형비디오가 상업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분야다. 여기에는 가상 VCR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영화나 뉴스 등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홈비디오, 망을 통해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용자들간의 비디오게임, 가정이나학교 어느 곳에서든지 강의.수강.대화할 수 있는 원격교육과 홈쇼핑 등의 서비스가 있다.

또다른 응용서비스로 화상회의 서비스가 있다. 현재 스튜디오 방식의 화상회의는 기업 내부 혹은 정부 부처간에서 제한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이를 데스크톱형태로 개인화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특히 인터네트를 이용하는 인터네트 프로토콜(IP) 멀티캐스트방식의데스크톱 화상서비스는 조만간 사용자가 각자의 윈도 공간에서 서로 마주보고멀티미디어 정보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대량의 정보를 요구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ATM과 같이 실시간수송이 가능한 초고속정보고속도로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갈 것이다. 이는 ATM이 갖고 있는 고속 전달능력과 가변적인 트래픽처리능력 때문이다. 따라서이러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ATM망에 수용하기 위한 표준들이 제정되고 이에수반된 데스크톱 통신서비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이들이 응용서비스 시장의 주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응용서비스도 병목현상이 예상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미들웨어에 의해 발생하는 부하를 줄여 고속 및 실시간 전송능력을 최대화시키는 한편 실시간 IP 및 수송계층 프로토콜 분야에 대한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르면 2~3년내에 지금까지 각각 독립적으로 선보였던 각종 응용서비스들이하나의 ATM패키지로 통합돼 ATM과 본격적인 밀월관계에 들어갈 것이라는예측도 있다. ATM과 멀티미디어의 만남은 의미가 크다. 지난 10여년간 전세계의 컴퓨터통신환경을 장악하고 있는 인터네트는 최근 월드와이드웹(WWW)수요의 폭발, 음향 및 동영상과 같은 연속적 표현매체(Continuous Media)의수용에 대한 타당성이 검증됨에 따라 멀티미디어시장의 핵으로 자리매김되고있다. 따라서 ATM과 인터네트의 만남은 광범위한 정보사회층을 창출, 전 세계인을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개될 정보통신서비스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정보제공자의 연결과트래픽의 수요가 결정될 것이다. 서비스 분야나 통신망분야를 가리지 않고정보통신산업에서의 성공은 누가 많은 사용자에 의해 선택대상이 될 것인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사용자의 선택 조건은 과연 무엇이 될 것인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많은 연구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 발전추세에 부응하는요소기술들을 결합, 서비스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노력은 확인되지 않는 기술에 대한 현장검증과 애매모호한 사용자의 성향을파악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다.현재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와 관련, 선진국들은 최소한 실험실 수준의 서비스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범국가적인 초고속선도 시험망을 구축해 각종 응용서비스들에 대한 검증작업을실시하고 있다. 국가정보통신망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용자의 선호도를 갖는 응용서비스의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초보단계에있는 ATM과 멀티미디어 응용서비스의 통합작업은 향후 시장에서의 경쟁력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현재의 정보통신망서비스는 멀티미디어의 전달과 지능적인 대화능력 지원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서비스의구현을 위한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표준화 활동, DAVIC(Digital AudioVisual Council)과 ATMVHFJA 등 국제 사설표준화단체의 표준화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변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와 관련해 몇가지 잠정적인 결론 도출이가능하다.

첫째 주문형비디오서비스 전달망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서비스를 통합할수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ATM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표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대부분의 응용서비스에서 채용될 것이다. 둘째 멀티미디어 정보의 전달이 가능한 인터네트와 ATM의 만남, 이를 기반으로 하는 데스크톱 기술이 통신망 응용서비스기술의 핵심이 될 것이다. 셋째 미래의 불확실한 초고속정보통신 서비스와 망기술 개발은 개방형 서비스 플랫폼의 구축과 활용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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