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조사한 케이블 TV 시청행태조사결과 케이블TV 가입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재방송이 너무 많다"(31.4%)와 "내용이다양하지 않다"(19.8%) 등이었다. 또 케이블TV를 중도에 해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23.9%의 응답자도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32.2%)를 해약이유의 수위로 손꼽았다.
"볼만한 프로 없다〃 32%이처럼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커다란 불만으로 꼽고있는 부분이 프로그램과 관련된 사항이다. 또 케이블TV의 효용도에서는 "관심있는 분야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볼 수 있다는 점"(54.8%)과 "일반 TV방송이 나오지 않는 낮이나 한밤에 TV를 볼 수 있다는 점"(21.9%)을 들고 있다.
따라서 초기가입자를 확대하고 케이블TV를 조기정착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방법은 한마디로 "재미있고 유익하며 우수한 내용, 즉 볼 만한 프로그램을가능한 한 많이 편성, 방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27개 프로그램공급업체(PP)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은 제작인력과 제작경비 부족 등 열악한 제작상황으로 질좋은 프로그램들을 충분히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30%(과학기술.교양.스포츠 등은50%)로 묶여있는 외국 프로그램의 방영규제조항(종합유선방송법시행령 제24조)으로 말미암아 외국의 우수한 프로그램들을 다량 수입, 방영할 수도 없는형편이다.
결국 좋은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위해서는 PP들이 우수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거나, 우수한 외국 프로그램을 들여와 방영하는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에서 프로그램 한 편을 제작하는 비용보다 외국에서이미 제작된 프로그램을 사다가 방영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PP들은외국 프로그램의 방영비율을 높여줄 것을 정부당국에 끈질기게 요청하고있다.
또 관계당국도 현재 대부분의 PP들이 경영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감안, 이같은 주장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국서도 현실성 인정따라서 가입자수가 2백만 가구에 도달할 때까지 즉앞으로 2년간 조건부나 한시적으로 외국 프로그램의 방영비율을 높여주는 것도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 사업초기에 외국 프로그램에 대한 전폭적인 개방조치를 취함으로써 케이블TV 도입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국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수입만 금지한다면이러한 조치는 가장 현실성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뉴스.다큐멘터리.교육.교통관광.스포츠 분야 등에서는 외국 프로그램방영비율을 대폭 상향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종합유선방송법등 관련법상에 외국 프로그램 방영비율을 상향조정하는내용을 당장 명문화하기 어렵다면 이를 종합유선방송위원회나 업계의 자율적인 조정을 거쳐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의 감독하에 조건부로 시행하는 것을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세계가 위성방송시대를 맞고 있음에도 아직 뉴스채널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사전심의 제도로 말미암아 해외 위성방송 생중계에 어려움을겪고 있다. 이런 현실은 검토후 전향적인 정책선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심의 제도등 걸림돌한편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홈쇼핑 채널의 경우엔 여러가지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프로그램 제작및 상품판매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제도보완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PP와 PP간, PP와 각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간, SO와 SO간에 프로그램을 공동제작, 공동방영하는 등의 협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수 있다. 현재 KBS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국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6시 내고향"처럼 전국의 SO를 연결하거나, 독자적으로 취재해 상대방에게 프로그램을넘겨줘 방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방영하는 것이 케이블TV 초기가입자를 놓치지않고 확보하는 길인 동시에 앞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관건이 될것이다.
〈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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