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한국통신 광화문빌딩 광대역통신망(ISDN) 시연실. 눈물이 맺힌 주름진 얼굴이 화면에 나타나자 전화기 앞에 앉은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서는 반가움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지난 11월 24일부터 사흘간 한국통신이 개최한 "사할린 교포와 한국친지간 영상만남"에서 벌어진 광경이다.
이 행사를 주관한 한국통신 가재모국장(국제통신사업본부 영업1국)은 고향을 그리며 살고 있는 우리 동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게 돼보람있다 고 영상만남 개최소감을 밝힌다.
"사할린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교민 수만 해도 3만6천명에 달합니다. 하지 만대부분 생활수준이 낮고 통신시설도 취약해 고국에 있는 친척, 친지들과 제대로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이 드물죠. 수년간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그리운 사람들과 잠시나마 만남의 시간을 만들어주자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였습니다. 서울과 사할린을 위성전화회선으로 연결한 이번 행사는 한국통신에서 양측 에설치한 TV폰LT-70(카시오), 비디오폰2500(AT&T) 등 3조의 동화상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컬러동화상 방식의 이 전화는 3~7초당 1 프레임의 화면을 전송하며 사진도 스캐너를 통해 보낼 수 있다.
"원래는 화질이 뛰어난 국제ISDN을 통해 행사를 진행하려 했습니다. 하지 만현지 전화사정에 맞추다보니 부득이 동화상 전화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상만남 이용자들에게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가국장은 사할린에 양질의 회선이 부족한데다 워낙 정전이 잦아 회선시험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러시아의 국제관문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할린 전화국까지 선로구성 이워낙 엉망이어서 직원들이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개통때에는 회선을 시험 하느라 밤 12시까지 퇴근도 못하고 기다려야 했지요." 이번 영상만남을 통해 그리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모두 52가족.
이중에는사할린에서 가족들과 생이별한 채 고향땅에 묻히기 위해 한국에 영구귀국한 "춘천사랑의 집"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고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반가워하면서도 20분간의 짧은 만남에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귀환을 종용하는 친지와 가족에게 "죽어 부모곁에 묻히려고 왔다"며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노인을 보며 고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는 가국장은 고국의 친지들과 연락을 원하는 사할린 동포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연락처를 제대로 알지 못해 만남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가국 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블라디보스토크 연길 하바로프스크 카자흐스탄 등 평소 통화가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영상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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