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MSN" 장미빛 벨은 울렸는데..

공룡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심작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 MSN 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미법무부의 반독점법위반조사와 관련업계의 끈질긴 반발 끝에 MSN은 지난8월말 차세대 32비트 운용체계(OS)인 "윈도95"의 발표와 더불어 공식 출범했다. MS의 야심찬 계획 중의 하나로 PC사용자들을 전자정보 및 통신의 세계로 손쉽게 이끌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MSN"은 결국 윈도95에 포함되었다. 윈도9 5 환경에서 몇번의 마우스 동작만으로 인터네트 등 국제컴퓨터 통신망및 하 이텔 등 국내 PC통신망과 각종 부가통신망에 직접 접속, 사용자가 원하는 뉴스.쇼핑.관광.레저.문화.학술.토론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는 가상 네트워크 MSN은 발표 이전부터 정보통신업계에 초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MS는 윈도95를 내놓으면서 "PC상에서 네트워크가 가능한 데스크톱 운용체계를 제공 한다"고 공언했다. 이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변신과 함께윈도95에 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MS는 MSN이 윈도95와 윈도NT의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축으로, 앞으로 다가올 정보사회에서 현재의 독점적 위치를유지할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블"이라는 코드명으로 추진해온 이 네트워크서비스를 인터 네트에 비길만한 규모로 키워 전세계의 컴퓨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일하는 연결고리 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윈도95에서 지원되는 TCP/IP프로토콜은 유닉스서버와 연결이 손쉽다.

운용체계자체에서 지원하는 네트워크기능은 인터네트와 같은 정보서비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컴퓨터에 대해서 많은 지식이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운용체계 자체가 네트워크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큰 장점이다.

요금체계 또한 특이하다. 일반 온라인서비스는 보통 접속시간에 따라 요금 이부과되지만 MSN은 사용정보의 양뿐 아니라 질에 따라 요금도 차별화된다.

MSN에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사나 잡지사 등 정보제공업체(ICP)는 각 분야별로 차별화, 구독자를 확보해 정기구독료를 청구한다. 여기에 떠돌이 독자를 위한 정보검색기능에 기본요금을, 그리고 정보를 받아쓰는 데 추가비용을 얹는 방식으로 3원화된다. MSN이용자들은 저렴한 월사용료를 받고,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체들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MS가 이같은 계획을 발표하자 기존 PC통신업체들이 일제히 이용요금을 내리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형상 MSN은 "컴퓨서브" "프로디지" 등 기존 컴퓨터통신망과 크게 다르지는않지만 윈도95 구입자 모두를 잠재고객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성장가능성이 크다. 윈도95가 윈도3.1만큼 팔린다면 7천만명이 잠재 이용자인 셈이다. 3천 5백만명으로 추산되는 인터네트 사용자수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따라서 각국 PC통신업체 및 정보제공회사들은 MSN 대응전략에 부심하고 있으며일부국가에서는 아예 합작을 통한 공동사업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업계가 MSN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MSN이 기존의 인터네트 와 달리 주인이 있는 사설 글로벌네트워크이기 때문.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 가 확보됨에 따라 앞으로 이를 통해 MS의 제품들이 홍보.판매될 예정이어서 여타 컴퓨터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온라인 이용을 유료화할 때 기존 PC통신업체에 비해 정보제공자들에 대한 수익배당률을 높여줌으로써 결국에는 세계정보통신시장을 석권한다는 구상도 한몫 차지한다. PC통신 서비스업체들 이 긴장하는 이유는 바로 MS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정보제공자(IP)들 을 MSN에 끌어들일 경우 온라인서비스간에 "빈익빈 부익부(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초래된다는 점이다. 정보제공업체들이 너도 나도"MS 줄서기"에 나선 다면 기존 PC통신서비스가 빈약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바로 이 때문에 미정부가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반독점법으로 MS를 견제 하기도 했다.

MS는 이같은 장점을 내세우면서도 온라인서비스의 내용물인 데이터베이스 에대해서는 세부적인 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윈도95 출시시점 기준으로 2백여 정보제공자들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뿐 서비스 초기 자사상품에 대한 고객서비스용으로 MSN을 주로 활용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있다. 그 이후는 상상의 영역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따르면 MSN이 당초 기대와 달리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8월 레드 몬드에서 발표된 후 "윈도 95"는 전세계에 7백만카피이상 보급되었다. 이 가운데 MSN에 접속을 시도한 사람은 50만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MSN에 참여하려고 줄을 섰던 회사들은 이제 겁을 먹은 나머지 뒷걸음 질치고 있다. MSN에 정보서비스업체(ISP)로 참여키로 했던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지의 경우도 MSN에 정보를 제공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또다른 타격은 최근 골드만 삭스 & Co.가 MSN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유망주 리스트에서 MS의 명단을 삭제한 것. 골드만 삭스가 "MS의 인터네트정책은 엉성하다 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MS의 주가는 4포인트 떨어졌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이것을 가지고 MSN의 미래를 점치기는 너무 이르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MSN이 링에 오르기 훨씬 전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보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게이츠가 지난 93년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 해팀을 구성했을 때 "아메리카 온 라인"이나 "컴퓨서브"와 같은 서비스를 모델로 삼은 때부터 커다란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MSN은 사용자들 이 정보를 얻기 위해 정해진 지역번호로 접속해야 하는 닫혀진 네트워크가 될 것처럼 보였으나 94년 온라인시장은 뜻밖의 전환기를 맞았다. 바로 인터 네트 브라우저의 출현이다. 모자이크와 네트스케이프 덕분에 별다른 컴퓨터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 만으로도 쉽게네트워크에 접속해 매우 저렴한 사용료만 지불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있게 되었다.

월드와이드웹의 개방적인 풍토는 이미 수천만에 달하는 네티즌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폐쇄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MSN이 일반 사용자들로부 터이와 맞먹는 호응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MS는 MSN에 월드 와이드 웹을 연결하는 작업을 서둘렀지만 윈도95가 발표 된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네트스케이프가 인터네트시장의 표준을 주도하면 서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MS로서는 야심작 온라인 타이틀 매치 제 1라운드에서 훅을 얻어 맞은 셈이다.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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