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윈도우95"가 28일 드디어 출시됐다. 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8월 24일 "윈도95"를 발표한 지 96일 만이다. 이의 등장은 국내 컴퓨팅환경을 16 비트에서 32비트로 전환시켜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지니고 있는 여러가지 새로운 기능으로 인해 컴퓨터환경의 궁극적 목표인 멀티미디어시대의 개화를 앞당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글윈도우95"는 당초 94년 1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에서 개발이 지연돼 한글판도 개발이 늦어졌으며 또 지난 9월께에는 "한글윈도우95"의 한글코드 문제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는 등 출시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한글윈도우95"가 등장함에 따라 우리의 컴퓨팅환경은 지금과 다른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선 산업적인 측면에서 그간 한글윈도우95의 발표지연에 따라 대기상태에 있던 관련제품 수요자들이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응용소프트웨어 업계도 특수를 염두에 두고 한글윈도우95 지원 신제품 개발 및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HDD.프린터.모 니터 등 주변기기와 VGA카드.사운드카드 등 멀티미디어 지원카드분야 역시한글윈도우95의 출현으로 각각 대용량.고급.대형화가 급진전돼새로운 시장수 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컨대 한글윈도우95의 출현은 PC를 중심으로 관련산업에서 신제품 개발경쟁을 가속화시켜 새로운 산업구조를 형성 토록 촉진해주는 역할을 수행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글윈도우95의 출현이 반드시 긍정적 효과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한글윈도우95에 내장돼 있는 온라인서비스 MSN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 에 대한 문제이다. 또 한글윈도우95 보급확대에 따른 시스템활용의 효율성 문제도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MSN의 경우 운용체계 환경에서 전세계의 뉴스、 물품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접해볼 수 있고 인터네트에도 곧바로 접속할 수 있는 획기적 기능을 제공한 다.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 국내 기존 PC통신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PC통신업계는 MSN이 우리나라 컴퓨터환경은 물론 문화 전반을 마이크로소프트화 또는 미국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반대이다. 기존 PC통신업계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정보욕구를 실현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사용자들은 MSN에 적지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PC통신 사업자들은 MSN의등 장을 계기로 가입자의 의견을 주의깊게 들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스템활용의 효율성 제고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한글윈도우95가 강력하고화려한 기능이 많이 내장된 차세대형 운용체계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같은 특징이 사용자 개개인에게 피부로 느껴질 만큼 절실한 것들인가에 대해서는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도스나 윈도3.1 기반 시스템 사용자 가운데 자신의 시스템 활용률이 30%를 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활용률이 낮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가장 큰 것은 역시 컴퓨터 이용이 쉽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 트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사용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한글윈도우95를 개발했다고는 하지만、 일반사용자들이 이 운용체계에서 실감하는 바는 기존도스나 윈도3.1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나 PC업체、 응용소프트웨어업체、 주변기기업체들은 한글윈도우95의 출시를 계기로 그 관련제품들을 홍수처럼 쏟아낼준비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제품공급업체들의 기대가 대다수 사용자들 에게 일방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용자가 구입한 제품 을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과 사후지원 등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충분히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자인 사용자들이、 단 지차세대형 운용체계라는 점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여 기존 시스템을 한글윈도우95용으로 교체하거나 새로 구입하는 일은 삼갈 일이다. 이는 비단 한글 윈도우95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 제고는 물론 자원활용 측면에서도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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