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법의 쌀" 반도체산업 브레이크 걸릴까 (상)

97년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위축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한 미 메릴린치 증권사의 시장전망으로 세계 반도체 주식시장이 커다란 홍역을 치루고 있는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90%이상 인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구조를 감안할 때 세계 반도체경기변화는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메릴린치 파문을 잘못된 분석에 따른 일시적인 소동으로 결론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향후 세계 반도체시장 경기전망과 함께 국내반도체산업의 미래상을 3회에 걸쳐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4~5년주기로 경기의 호.불황을 반복하는 "실리콘사이클"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세계 반도체시장은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로 끝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따라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데이터퀘스트나 WSTS(세계반도체 무역통계 조차도 수 년째 시장전망치를 대폭 늘려잡는 수정작업을 몇 차례에 걸쳐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WSTS는 최근 열린 추계회의에서 세계 반도체시장은 95~98년까지 3년간 연평균 28%의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춘계회의 전망치 보다 무려 10% 포인트나 상향조정된 것이다.

비교적 신중한 전망을 해온 데이터퀘스트도 최근 98년까지의 평균 성장률 을14%에서 17%로 상향조정、 WSTS 전망치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표 참조> 이들 시장조사기관들이 한결같이 반도체시장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반도 체의 밭"이라 할 수 있는 PC와 각종 통신기기를 비롯한 멀티미디어제품들의경제지표가 그만큼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시장이 5천7백만대로 추정되는 PC의 경우 매년 20% 가까운 고성장을 거듭、 99년에는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것도 펜티엄급 이상의 PC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 여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와 16M 이상의 대용량 D램 수요를 부추길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또 세계시장 경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시장경 기도 연평균 2.5%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핑크빛 일색인 이같은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메릴린치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경기지표외 요인이 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기정점에서 느끼는 투자가들의 불안심리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투자가들의 불안심리는 조그마한 악재로도 언제든지 상황을 증폭시킬수 있는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0년대중엽 호황을 맞아 매출액의 25%가 넘는 투자를 감행한 대다수 업체들이 갑자기 닥친 경기변화로 곤욕을 치뤘던 선례가 반도체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반도체 경기변화의 최대 변수로 예상되는 D램시장이 최소한 2000년까지는 큰 폭의 성장을 지속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메릴린치 파동의 배경이 된 97년이 후 D램시장의 수급안정 및 가격하락 전망은 반도체가공생산시설(FAB) 증설에 따른 수요공급측면을 단순비교한데서 비롯된 잘못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그때에 가면 PC외에도 고성능 게임기.세트톱박스.HDTV 등 D램의 새로운 "황 금어장"이 출현할 가능성을 너무 간과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97년 위축설도 반도체 경기를 항상 보수적으로 보는 일본측이 고의로 확대시킨데 따른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현재 활발히 FAB증설에 나서는 한국 등 경쟁국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보겠다는속셈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정황을 볼때 반도체 경기의 상승무드는 최소한 2000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반도체 성장률은 최소 25%의 고 성장을 지속하며 이에따라 10%정도의 D램 공급부족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반도체업체 가운데는 2005년까지 시장을 낙관하고 있는 업체도 의외 로많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반도체 경기에 대해 WSTS의 대다수 참석자들이 말했던 이같은 표현이 현재로선 가장 적절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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