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얘기로는 그게 바뀌고 있대요. 그레고리아 음악에서 다른 것으로요. 좀 악마적인 것으로요. 직접 들어보셨죠? 어땠어요?" 그는 차에서 내려 쾅하고 문을 닫은 다음 정문 쪽으로 걸어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후안이 현관에서 그를 맞으며 소리친다.
"고비씨,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답니까?" "괜찮아. 괜찮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자네 잘못도 아닌데 뭘 그러나?" 후안에게 하는 말이 마치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다. 중국 고화(고화)에 나오는 죄인처럼 칼을 머리에 쓰고 길가에 끌려다니는 것 같다. 죄명이 칼 위에 씌어 있어 모든 사람들에게 보인다.
"가상세계에서 노는 아들을 팽개쳐놓아서 아들이 사고를 당하게 한 죄인" "도대체 갈 생각을 안하잖아요?" 고비는 공허한 눈빛으로 후안을 바라본다.
"누가 갈 생각을 않는다고?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저 남자 말이예요. 집에 안계신다고 몇 번이나 말했거든요. 병원에 계신다는 데도 막무가내에요. 전화해 준다고 했지만, 도대체 말을 안듣네요. 아직도 여기 있어요." "여기 있다니, 대체 누구 얘길 하는 건가?" "그 사람 말이에요." 후안의 겁먹은 눈이 트레보르의 방쪽을 향한다.
고비는 급히 복도를 걸어간다. 서재를 지나는데 벽화상이 켜져 있는 것이보이고 뒤의 부엌에도 역시 켜져 있다.
고비는 트레보르의 방문을 연다.
벽화상의 빛만 빼고는 방이 어둡다. 화상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서서히 돌아서더니 눈을 잠시 깜박거린다. 그리곤 보일락말락 고비에게 고개를 숙인다. "박사님, 저는 와다 아키라입니다. 이렇게 허락도 없이 기다리고 있어 죄송합니다. 일하는 분이 여기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는 그래픽이 허락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움직여 침대 발치에 놓여 있는트레보르의 V 보드 앞에 선다.
"이거 아드님 것이죠? 굉장히 고급이네요." "와다 액션씨?" 고비는 너무 놀라 이 불법침입자에게 항의할 생각도 못한다. "저를 아십니까? 그 일본인 홀로그램은 옅은 미소를 띠며 말을 잇는다. ""액션"은 제 별명 입니다. 해결사라나요? 사실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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