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과학기술에 대한 막연한동경심뿐 어떤 과학자가 되어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궁극적인 목적같은 것은 있었다. 그런 발전의 과정에 참여해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 열심히 보던 책들 중에는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한 미래의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들이 많았다. 힘든 일들은 모두 기계가 해 주고 인간 은보다 창조적인 일에, 특히 예술이나 스포츠와 같은 여가활동을 많이 할 수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과연 인간의 생활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우리 문명 사회는 놀랍도록 발전했다. 컴퓨터와 자동차, 그리고 삐삐나 휴대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들은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기술도 무척 발달하였다. 80486이 니펜티엄이니 하는 하드웨어적인 것, 윈도95 등의 소프트웨어 발달은 물론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인터네트라는 통신망은 우리의 삶을, 아니 최소한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런데 과연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의 삶은 질적으로 더 행복해진것일까. 과연 풍요롭고 안락한 여가를 즐기고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을까.
아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인간의 생활은 과학기술이 발전 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바빠졌다.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지고 기능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그만큼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멀티태스킹이라는 기능 때문에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할 때도 많다.
가전제품들이 보급되지 않았을 때 주부는 하루종일 부엌일과 청소를 해야했다. 지금은 세탁기나 청소기와 같은 기계들이 그 상당부분의 일을 대신하면서 주부들은 집 안팎에서 일을 하게 됐다. 마침내 인간은 바쁘게 살기 위 해존재하는 것처럼 되었다. 심지어는 노는 약속마저 하루에도 몇 개씩 하고는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삐삐를 차고 다니면서 시간을 맞추게 된다. 이것은행복이라기보다는 현대 산업사회를 사는 인간들의 정신병증세이다.
요즘의 컴퓨터 통신을 보면서 더욱 회의를 느낀다. 어느 통신서비스에서건불법복제와 음란정보가 계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인터네트에서는 더 심각하다. 전세계로 연결되는 컴퓨터 통신망으로 새로운 컴퓨토피아를 건설하려고 했던인터네트 개척자들은 이제 "포르노 천국"으로 악명이 높아진 인터네트에대해서 실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더욱 바빠지고 힘들어지는 건 막을 수 없지만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른 인간성 상실을 막고 환경의 오염을 막는 것은 가능하다. 강물에 흘려보낸 폐수는 어느 정도의 양 이내라면 강과 바다의 자정능력에 의해서 정화될 수 있다.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를 만끽하고 있는 우리는 총체적인 과학문명에 의해 발생되는 오염원을 줄여야 한다. 그것이 안된다면자정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주위에 널려 있는 갖가지 문명의 찌꺼기와 해 악들을 각 개인들의 힘으로 조금씩 정화해나가고 그 힘들을 모은다면 우리는밝은 컴퓨토피아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우리 아들 딸들에게 물려줄 수는 있지 않을까. 김학준 〈컴퓨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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