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DVD 규격통일 장기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의 규격통일을 둘러싼 최종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도시바 등 7개사 연합과 소니 필립스진영은 지난달 중순 DVD의 규격을 통일하기로 기본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1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통일규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규격의 구체안이 정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쟁점인 명칭통일에 대해선 논의조차 벌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종협상이 장기화하는 이유는 소니가 음향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11개 항목에 관해 자사기술의 추가채용을 요구한 데 대해 도시바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달 초 11개항의 요망서를 도시바측에 제시했다. 그 내용은 *서 보신호의 읽기방식 등 물리 포맷 *데이터의 기록방법에 관한 필드 포맷 음성이나 인터페이스 등에 관한 애플리케이션 포맷 등이 골자로 모두 자사 기술의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바측은 11개항 대부분을 거부한다는 답신을 보냈다. 이같은도시바진영의 반응에 대해 소니는 추가적인 요청을 단념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심,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합의는 다음달로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의 쟁점은 음성규격에 관한 부분. 도시바측은 미국 돌비사가 개발한 입체음향시스템 "돌비사운드AC3"의 채용을 결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소니는미 소니픽처스가 극장영화용으로 개발한 독자시스템 "소니 다이내믹 디지털사운드 SDDS 를 제안하고 있다.


돌비사운드 AC3은 영화의 음성을 5.1채널로 재생한다. 반면 SDDS는 7.1채 널로 입체음향효과가 크다. 그러나 도시바측은 "미국의 최신영화는 AC3의 채용이 주류이고 SDDS는 데이터전송 레이트가 커 디스크의 용량제한을 넘는다" 며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할리우드에서는 드림워크스사가 제안하는 음성규격 "디지털 시어터 시스템 5.1채널 의 채용을 요구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DVD의 규격통일 협상에서 지금까지 음성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결국 AC3 이외의 음성규격을 옵셥으로 추가할지 여부를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양방향성 소프트웨어에서 사용자가 화면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플레이백조작 규격도 쟁점의 하나. 소니는 마쓰시타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비디오CD 규격에 기초한 플레이백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도시바측은 보다 조작성 이뛰어난 새 규격을 원하고 있다.

소니가 "비디오CD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 도시바측은 보다 우수한 기술이 있으면 과거의 낡은 기술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는 식의 기술우위론으로 맞선다.

사실 음성이나 플레이백규격 모두 어느쪽의 기술로도 가능하다. 그럼에도한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논쟁 이면에 특허료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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