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폴리실리콘 수요는 8인치 웨이퍼가공라인의 증가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내년의 경우 올해(8백t)보다 무려 80% 가까이 늘어난 1천4 백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같은 추세는 계속돼 97년 1천8백t、 98년 에는 올해의 3배 수준인 2천4백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생산이 전무한 우리나라로서는 이를 전량 수입해야 한다는 데 있다. 업계의 관심도 폴리실리콘 수급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국내 업체들이 기존 거래선으로부터 과연 얼마 만큼의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느냐에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1천t 규모의 폴리실리콘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할 경우 약 3억 달러가 소요된다. 그러나 이같은 만만치 않은 투자에 비해 마진율은 대다수 재료산업이 그렇듯 한 자리수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생산라인 구축시 메탈실리콘 케미컬 등의 주요 원재료 및 전기 용수 등의 수급 을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등 입지선정 조건도 까다로워 공급업체들이 증설을 꺼리고 있어 사실상 폴리실리콘의 조기 생산능력 확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게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앞으로도 세계 폴리실리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헴록 바커 HISIL 등8개 업체들에 공급을 의존해야 하는데 이들 업체는 한결같이 외국의 유력 웨 이퍼업체들과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국내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세계 폴리실리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이들 8개업체 모두는 헴록.신에츠, 토쿠야마.도시바、 ASM.고마츠 등의 예처럼 웨이퍼업체와 지분참여나 여러가 지관계를 통해 단순한 공급.수요업체 이상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는 결국 폴리실리콘 공급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분참여가 없고 협력관계 가미약한 국내업체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경우 그나마 미 MEMC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포스코휼스보다는 LG실 트론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이같은 타격은 곧바로 웨이퍼 생산차질로 이어져 국내 반도체업계에 심각한 상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나리오상에서 가장 심각한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것은 역시 16MD램용 등으로 수요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는 8인치 웨이퍼 시장이다.
현재 8인치 웨이퍼의 수요는 올해 4백10만장에서 96년에는 거의 6백만장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국내생산은 올해 2백만장에 이어내년에는 4백20만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2백만장 정도는 수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이 마저도 폴리실리콘의 수급이 당초 계획대로 순조로워야 가능하다. 폴리실리콘의 품귀가 심화될 경우 웨이퍼의 국내생산 은물론 수입물량도 차질을 빚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폴리실리콘의 수급악화가 8인치 웨이퍼보다는 오히려 4.5 인치 웨이퍼 제품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퍼업체입장에선 어차 피모자라는 폴리실리콘으로 만드는 웨이퍼라면 부가가치가 높고 수요가 몰리는8인치 제품을 선호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꾸준한 수요증가를 보이는 트랜지스터(TR)와 S램의 생산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 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한국전자의 5인치 웨이퍼 수요는 월 1만~2만장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폴리실리콘 확보문제와 관련해 대다수업체들은 "가격불문"을 선언한 지 오래"라며 현재 증설경쟁으로 표출되고 있는 세계적 인 반도체 전쟁의 실상은 결국 재료 확보전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짙다"고 강조한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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