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중 하나다. 현재 일부 고급모델에 채용되고 있는 화면속의 작은 화면(PIP) 기능이나 화면이 반으로 쪼개져 두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더블스크린 기능 등이 모두 디지털 기술의 산물이다. 16대 9 화면의 광폭 TV도 디지털 기술에 의해 화면배율을 늘리기도 한다.
그러나 컴퓨터와 호환될 정도로 완전히 디지털화된 TV는 아직 요원하다.
디지털칩부품의 값이 너무 비싸고 국산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칩은 개당 3달러 정도인데 디지털 칩값은 최소 10달러에서 20달러에 이른다.
현재로선디지털TV의 상품성이 없다는 게 TV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가전 업계가 일부 모델에 채용하고 있는 PIP, 더블스크린 기능도 적지 않은 가격 인상 요인이 돼 본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전3사와 아남전자 등 컬러TV 4사의 디지털 기술은 그래서 대부분 주요부품을 수입에 의존한 채 고가품인 광폭TV에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일부업체의 경우 디지털 편향방식에 의한 도트기술을 적용한 광폭 TV를 생산하고있으며 46인치 프로젝션 TV에는 3개의 전자총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디 지털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PIP 기능중 화면저장 기술과 원색상 복원을 위한 디지털 콤필터, 디지털 서라운드 기능 등도 일반 고급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올들어 LG전자와 대우 전자가 잇따라 선보인 CD겸용 TV는 디지털 영상압축기술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다. 최근 방송사와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인 잔상제거 회로도 디지털 기술 의 하나다.
요즘에는 이보다도 디지털 위성방송수신 기능을 갖춘 TV가 새로운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 방송시에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질도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보다 훨씬 선명 하다. 가전3사는 내년 하반기 시험위성방송 개시와 97년 한국통신의 상용서비스 실시 등에 대비해 위성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TV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위성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TV와 VCR를 개발했는데 우선 TV를 이미지 모델로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32인치 광폭 TV에 위성방 송수신기를 내장한 이 TV는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을 선택 해시청할 수 있다.
LG전자도 내년 상반기중에 위성방송 수신기능의 TV를 출시한다는 계획아래 LG전자부품, LG반도체 등 그룹내 전자계열사들과 튜너, MPEG칩 등 핵심부 품의 개발을 추진중이다. 대우전자와 아남전자는 시험위성방송이 실시되는내년 하반기부터 위성방송 수신기 내장TV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의개발에 열중이다.
디지털 위성방송은 수신기 내장 TV 외에 위성방송 수신기라는 또다른 시장 형성을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 를개발했으며 대우전자는 개발완료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와 이를 내장한 TV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같지는 않다. 우선 케이블TV방송의 위축을 우려해 위성방송 채널을 제한한 다는 정부의 방침으로 당분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안방으로 전달할 수 없는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 제품의 값이 너무 비싸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연말경에 내놓을 위성방송 수신기 내장TV의 가격 은 대당 3백50만원선으로 32인치 동급 광폭TV보다 1백만원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방송 수신기도 대당 40만~50만원선으로 예상돼 초기시장 수요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이들 제품의 개발생산도 아직까지 부가서비스와 규격 등이 결정되지 않아각업체들의 예정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멀티미디어의 핵심기능중 하나인 쌍방향 서비스도 케이블TV방송에서나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위성방송이 갖는 다양한 정보서비스와 고해상도 등으로 위성방송 수신TV는 고선명(HD)TV의 본격 등장에 앞서 컬러TV시장의 새로운 장을 펼쳐갈 것이 확실시된다. 또 대화형 케이블TV가 개발되면 이를연계시킨 디지털 위성방송의 실시가 가능, 멀티미디어 시대를 여는 기폭제 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HDTV가 등장하면 TV의 디지털화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멀티미디어 환경의 핵심기기로 HDTV가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HDTV 는디지털 위성방송 수신TV보다 화질이 4~5배 정도 높아 사물이나 동작을 실제에 가깝게 나타낼 수 있어 방송장비는 물론 방송 출연자 등이 사용하는 화장품까지도 완전히 뒤바꿔놓을 전망이다. 즉 실생활뿐 아니라 산업에 미치는영향과 폭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는 얘기다.
HDTV는 국책프로젝트로 전자4사가 수상기를 조립하는 국산화 개발을 완료 한 데 이어 이제 상품적 가치를 지니기 위한 칩(ASIC) 개발에 착수했다. 물론 미국 GA(그랜드얼라이언스)규격에 대응한 국산화이며 현재 활발히 추진중 인 우리나라의 표준화 작업이 완료되면 한국형 HDTV개발도 가속화될 전망이 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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