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의 울타리가 허물어진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업체들은 오는98년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요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있다. 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그동안 일부가 독.과점해온 국내 통신서비스사업이 내년 상반기에 개인휴대통신(PCS) 3개 사업자를 포함, 7개 분야에 30여개 신규사업자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게 된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면 국내 통신시장은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다. 특히 금세기 마지막 이권사업으로 불리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은 "미래" 를책임질 노른자위 사업으로 인식을 더하면서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분야는 현재 한국통신을 비롯, 데이콤 한국이동통 신신세기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물론 삼성 LG 현대 대우 등 매출 순위10위권 이내의 재벌그룹들이 총출동해 미래를 건 치열한 쟁탈전에 대비하고 있다. PCS가 사업 규모면에서 시내전화에 버금갈 만큼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지고있는데다 차세대 기본통신서비스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어 그만큼 부담도 크다. 현재 PCS는 전 국망 구축을 하려면 약 1조원에서 1조5천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 가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 대기업들은 그룹의 사활을 걸 정도로 각 그룹 의총수들이 사업권 확보에 직접 나서는 등 혈전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정부의 통신사업자 선정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됨에 따라 관련업체들의 사업추진에 다소 변화가 예상되지만 가장 먼저 PCS사업권 경쟁참여를 공식화한 LG그룹은 이헌조 LG전자 회장을 전면에 배치할 만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LG그룹은 타그룹과 달리 통신사업 구조조정이 발표되자마자 PCS분야를 집 중공략키로 내부방침을 확정하고 그룹회장 직속의 5~6개의 실무 전담팀으로 구성된 "그룹 통신운영사업 전략팀"을 발족, 본격적인 사업권 확보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PCS사업이 디지털 셀룰러보다 많은 초기투자를 요구하는데다 첨단 기술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업체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계획으로 현재 약 30여개 업체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본상태다. LG가 구상하고 있는 PCS사업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코드분할다중접속 CDMA 방식인 IS 95이나 현재 PCS 1900등 시분할다원접속(TDMA)방식을 전세계 70개국 이상이 채택하고 있어 최종 결정은 상용화 시점과 단말기 가격 등을 고려해 사업신청 막바지에 내릴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PCS보다 는국제전화사업에 많은 미련을 갖고 한전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이번에 통신사업권을 1개기업에 1개분야만 허가한다는 방침이 나오자 PCS로 최종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그룹의 PCS사업은 그룹 비서실 산하의 직속조직인 통신사업팀을 중심 으로 진행하다 최근 PCS분야 진출을 확정하면서 이 조직을 "21세기 통신기획 단"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마감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조직에는 삼성그룹 통신산업정책을 총괄해온 남궁석 삼성데이타시스템사장이 단장을 맡고 삼성 물산에서 각종 신규사업을 지휘해온 서병문 이사가 실무팀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삼성 역시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중요한 평가대상이 컨소시엄 구성 에 있느니 만큼 이미 50여개 기업과 원칙적인 합의를 보는 등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서비스방식에 대해서는 LG그룹처럼 CDMA를 구상하나 통신장비산업과 서비스는 별개라는 원칙하에 TD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분야에 국내.외적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현대그룹은 약 60명의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 사업권 확보에 착수했다. 이 조직은 청와대 경제비서관 출신의 위성사업단장인 홍성원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전반적인 정책 및 전략 구상을 위해 기획실 요원, 장비 개발 및 운영기술에는 산전연구소, CDMA사업단, 위성사업단 연구원 등이 전진배치돼 있다. 현대그룹 역시 PCS분야의 핵심 사안인 무선접속방식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을 유보한 채 CDMA와 TDMA방식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현대는 또 범세계 위성 이동통신사업인 글로벌스타에 참여, CDMA기술에 관한 원천기술과 운용기술을 습득하는가 하면 미국 PCS사업에도 나서 실질적인 사업자로 서 조건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그룹은 (주)대우의 교환기 수출팀을 중심으로 PCS사업권 획득에 주력 하고 있다. 그러나 PCS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제전화분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중 회장의 적극적인 관심아래 회장비서실 박용근 사장이 통신사 업추진팀을 지휘하고 있으며 정일상 상무가 실무책임자로 사업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 못지않게 이미 사업권이 내정된 한국통신이나 PCS기득권을 인정받은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 등도 PCS사업추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TDMA방식을 주장하고 있는 한국통신은 98년 사업개시후 서비스 비용을 현 셀룰러서비스와 비교해 5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설정할 예정이며 서비스 수준의 고도화를 위해 초기 보행자 중심의 음성서비스에서 향후에는 단계적 인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서비스의 확대 및 보급을 위 해한국통신은 98년초 상용화와 더불어 지능망의 개인번호서비스와 연계하고, 스마트카드를 활용한 유.무선 상호간 개인이동서비스 실현과 발신자번호통지 등 ISDN 부가서비스를 연계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또 신용통화, 정보수납대행서비스 등의 지능망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며 오는 99년에는 음성사서함서비스와 쇼트메시지(Short Message) 전송 서비스 및 9.6Kbps까지의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이동통신은 오는 98년경 서비스제공을 위해 1.8GHz대역에서 한국형 CDMA의 개발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내년에는 디지털 셀룰러망과 접속할 수 있는 PCS기지국과 단말기를 개발하는 한편 가정 사무실 건물 등 어디서나 발착 신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96년에는 기존 이동통신망에 기능망 구조를 보강해 핸드오프 및 로밍기능이 가능한 음성 및 비음성서비스를 개발, 상용 화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기통신 역시 98년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아래 무선방식을 내년도에서비스할 CDMA셀룰러의 기술을 광대역으로 끌어올리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PCS 못지않게 국제전화분야와 전용회선분야도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제전화는 PCS보다 저렴한 투자로 당장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점 때문에 PCS사업 추진을 발표한 재벌그룹중의 일부가 내부적으로는 국제전화사업에 더 욕심을 내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올 정도다.
국제전화 사업권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은 대체로 중견급으로 평가되는 그룹들로 일진그룹 한솔그룹 해태그룹 대한전선 등이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일진그룹은 이달초 국제전화 사업 준비를 전담하는 통신사업기 획단을 조직, 본격적인 사업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그룹 직속으로 운영되는 30여명 내외의 일진 그룹 통신사업기획단은 유정영 통신부문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PCS나 TRS를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진 한솔그룹은 최근 그룹의 정보통신부문 진출을 위해서는 국제전화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상황 판단 아래 정보통신사업단 조직을 국제전화사업 중심으로 개편 했다. 현재 한솔그룹 정보통신사업단장은 구형우 한솔제지 사장이 맡고 있다. 해태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오디오전문업체 인켈을 주축으로 국제전화 사업 진출에 대한 사업성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막판뒤집기로 대우그룹이 국제전화분야로 궤도를 수정할 가능성이높고 동부그룹, 쌍용그룹 등도 내부적으로 국제전화사업 추진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용회선 임대사업은 허가신청 법인이 희망하는 지역별로 각각 적격법인을 선정해 허가하되 한국전력 도로공사 철도청 등 자가 통신시설을 갖고 있는 사업자를 우대하고 허가사업자 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게정통부의 계획인 만큼 이들과 연대해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다. PCS 다음으로 주목을 받는 TRS는 전국사업의 경우 1천억원, 지역사업은 1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데 현재 아남 기아 한화 등 3개그룹이 TRS 전국사업권 획득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들 그룹이 TRS분야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외에 외국사와의 기술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어 유력후 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TRS분야에 적극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아남은 기술제휴사로 미국의 합작투자회사인 지오텍 커뮤니케이션사를 동반자로 L사.H사.H엔지니어링 등 20~30여개사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구성, 도전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그룹도 디지털TRS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는 미 모토롤러를 참여시키면 서LG전자를 비롯 015사업자.대한통운.지방중견기업 등 60여개사와 컨소시엄 을구성중에 있으며 한화그룹은 시스템 공급업체로 미 에릭슨 US사와 협의를 끝내고 국내 20~30여개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중에 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당장 무선전화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CT 2사업은 전국사업의 경우 2천억원, 지역사업은 2백억원의 투자가 예상되는데 주력후보 로는 한국통신이 전국망사업자로 대두되면서 나래이통 서울이통외에 015지역 무선호출사업자가 지역사업권 획득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에게 사업권이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효성그룹과 롯데그룹도 CT 2사업을 주력사업 대상으로 삼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제안서작업에 나서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에상된다.
무선호출분야는 약 2백억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수도권 및 부산지역 사업권을놓고 동원산업과 청구건설 성원 등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차세대 무선 컴퓨터통신망의 기반이 될 무선데이터사업은 대한펄프 가에릭슨장비를 앞세워 사업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며 데이콤에 모토롤러장비 공급권을 따낸 한국컴퓨터도 유력 후보로 대두되고 있으며 두산그룹 코오롱 등도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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