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 "일본 TV산업 동향" 보고

최근 일본에서는 가전제품의 대명사라 할 TV산업의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화면비율이 기존의 4대3에서 16대9로 확장된 와이드TV가 그 유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대형제조업체들이 보급초기단계부터 해외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본의 전문가들은 외형적으로 TV시장이 활황을 맞이하고 있으나산업공동화 그동안 막대한 개발비를 쏟아부은 고선명(HD)TV의 수요냉각 등부정적 측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의 와이드TV 수요 급증현상은 우리나라의 대일수출 확대 가능성을 예고해 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도쿄무역관의 일본 TV산업 동향보고에 따르면 작년 일본의 와이드TV 출하대수는 전년대비 4.6배인 1백40만대로 급증했고시장점유율도 전년 3.7%에서 16.9%로 대폭 확대됐다.

올해에도 상반기 출하대수가 지난해 동기대비 3배이상 늘어났으며 이같은급증세가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와이드TV가 단기간내에 빠른 속도로 판매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60년 대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던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현지전문가의 평가이다.

이에 따라 각 대형제조업체는 올해 와이드TV 판매호조에 잔뜩 기대를 걸고있다. 마쓰시타의 경우 작년보다 3배인 90만대 판매를 낙관하고 있고 도시바는국내판매대수의 50%、 금액기준 65%를 와이드TV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체들이 와이드TV 판매확대에 주력하게 된 것은 그동안 엔고 의지속으로 값싼 수입품이 밀려들어와 기존 TV의 가격파괴가 급속하게 진행 됐기 때문.

제조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기존 TV의 해외생산기지 이전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일본 국내에서는 와이드TV를 특화시키는 등 영업전략을 수정하게 됐다.

그러나 일본제조업체들의 이같은 시나리오는 올해 예상밖으로 빗나가게 됐다. 제조업체들이 보급초기부터 경쟁적으로 와이드TV생산을 해외로 이전하고있기 때문이다.

소니와 마쓰시타가 말레이시아공장에서 생산한 와이드TV를 역수입하기 시작하면서 빅터가 태국으로부터 생산.수입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NEC홈일렉 트로닉스도 한국의 대우전자로부터 OEM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하반기부터 태국 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거 수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맞서 소니 마쓰시타가 핵심부품인 와이드브라운관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현지에서 생산을 개시해 이제 일본 제조업체들의 와이드TV생산 해외이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도 이같은 과당경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와이드TV가 보급 초기부터 과당경쟁으로 흡사 유망선수를 혹사시켜 선수생명을 단축시키는 것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것. 또한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저가격화와 디지털기술력 확보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HDTV수요가 꽃피기도 전에 와이드TV에 의해 시들것이라는 염려의 시각도 다수존재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최근 일본의 전체TV산업 동향과 맞물려 위기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컬러TV산업은 엔고 및 자국내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가속화됨으로써 지난 93년부터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하게 됐다. 특히 올해 6월의 경우 수입량이 국내생산량을 추월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제 일본에서는 과거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메이드 인 재팬"TV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자탄의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공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와이드TV 수요확대로 한국업체들 의수출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한편 국내업계도 와이드TV 와HDTV를 연계하는 장기적인 영업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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