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의 가전제품 생산 및 매출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상반기중 매출액 7조6백22억원 중에서 5대 가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8.9%(1조3천3백27억원)로 지난해 상반기의 23.5%에 비해4.6%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음향기기.에어컨 등을 포함한 가전제품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32.2%로 반도체 부문의 43.4%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는 반도체 매출비중이 급상승한 외에 컴퓨터 부문(14.8%)과 정보통신 부문 9.6% 의 매출비중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상반기중 5대 가전제품의 매출액이 1조3천2백9억원으로 전체 매출 액 3조1천4백76억원의 42.0% 정도를 차지、 지난해 상반기의 50.1%(1조2천 99억원)에 비해 무려 8.1%포인트가 격감했다. 이는 컴퓨터(1천2백25억원)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3배 이상 급증했고 모니터와 컬러브라운관(CPT)의 매출액이 각각 2천7백95억원과 2천66억원으로 각각 50.4%、 27.7%씩 크게증가하는 등 컴퓨터와 주요 부품의 매출비중이 올라간 데 기인하고 있다. 또 구금성통신의 흡수합병으로 통신기기 등의 매출액이 새로 발생한데다 CD롬과 CD플레이어、 CD-I、 3DO 등 멀티미디어 기기쪽의 매출이 등장한 것도 한몫 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5대 가전제품의 매출액이 9천1백5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4.0 %를 차지해 지난해 상반기의 70.5%(8천1백48억원)에 비해 6.5%포인트 정도가 줄어들었다.
5대 가전제품의 매출비중이 이처럼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들 전자3사가 최근들어 가전제품의 해외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는 데 연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시장의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함에 따라 국내생산을 통한 수출 및 시장확대를 기대할 수 없고 해외시장에서 국내생산 가전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갈수록 취약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자3사는 앞으로도 해외생산 비중을 크게 늘린다는 중단기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어 국내 가전제품 생산과 매출은 급속히 떨어질 전망이다.
전자3사는 대신에 고부가가치를 보장해주는 고급제품과 현재의 가전제품을 이어갈 차세대 제품쪽에 대한 개발 및 생산을 늘려나갈 것을 구체화하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전자3사는 공통적으로 광폭TV의 수요가 조만간 급증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생산량과 기종 수를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0 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장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선명(HD)TV의 개발 쪽에 주력하고 있다. VCR도 CD롬 VCR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복합상품과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등 차세대 첨단제품의 개발에 힘을쏟고 있다. 현재까지의 국내생산 가전제품을 계속 확대 유지할 경우 경영수 지를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3사는 멀티미디어 환경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멀티미디어 기기가 생활을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사업 구조에서 정보통신 쪽으로 과감히 이행해가고있는 것과, 대우전자가 멀티미디어용 가전제품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는 것 등은 이같은 환경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적인 변신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멀티미디어를 향후의 핵심사업으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한 정보통신 분야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으며 대우전자는 멀티미디어 시장경쟁에서 처지지 않기 위해 이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수급자립을 당면과제 로 한 기술개발 및 사업을 추진중이다.
따라서 전자3사의 경영구도는 기존의 가전제품 매출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대신에 해외생산과 새로운 상품의 비중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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