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D램 반도체의 대미수출에 지대한 영향을 줄 반덤핑 연례 재심 예비판정 마진율이 최근 미상무부에서 확정돼 업계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연례 재심예비판정은 특히 지난 6월 판결에서 미국제무역재판소(CIT)가 마이크론사 등 미국업계의 의견을 상당부분 기각하고 한국업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부 승소판결을 내린 이후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국내업계의 기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예비판정에서 미국측은 원심에서 각각 11.16%와 4.97%로 비교적 높은덤핑마진율 판정을 받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에는 각각 0.202%와 0.319%등 미소마진(0.5%)이하의 낮은 판정을 내린 대신 삼성전자에는 오히려 원심(0.
82%)때보다 높은 0.993%의 덤핑마진율을 부과했다.
이번 예비판정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것은 이 마진율이 사실상 올 11월 까지로 예정된 최종 판정에 결정적인 기준이 되고 또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최대의 D램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의 명암이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는 이와 관련해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일단 3사가 모두 1%이하의 낮은덤핑마진율을 적용받음으로써 우려했던 대미 수출차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반도체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반도체 3사는 지난 92년4월22일 마이크 론사의 제소로 반덤핑조사를 받기 시작해 지난 93년 3월16일 미상무부로 부 터 현대전자 11.16%、 LG반도체 4.97%、 삼성전자 0.82%의 반덤핑 마진판정을 받아 대미 수출시 마진율에 상응하는 현금을 예치하는 불이익을 받아왔으나 이번 판정으로 이같은 족쇄에서 풀려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소판정을 받은 현대와 LG는 그동안 대미수출시 추가로 물어야 했던덤핑관세 예치부담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11월로 예정된 최종판결결과가 미소마진율을 넘어서더라도 원심판정률 보다는 훨씬 낮은 판정 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원심판정률에 의해 지난 92년 10월부터 예치 해온 금액과 본판정때의 마진율로 계산된 예치금액 간의 차액을 그간의 이자 를 포함해 환급받을 수 있게 돼 수출여건이 종전보다는 한결 나아질 전망이 다. 이번 예비판정에서 원심보다 다소 높은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 조차도 의외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삼성측은 "이번 미상무부의 예비판정은 국내 판매가격에 서 공제돼야 할 로열티 등 비용을 원화로 환산하지 않고 달러로 계산해 환차 오류가 있는데다 미국내 모듈가공 판매분에 대한 계산에도 적지 않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하고 이를 수정할 경우 본판정에서는 0.1% 미만의낮은 마진율을 받게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이번 판정은 이같은 경제적인 부담해소외에 여러가지 면에서 국내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항상 덤핑공세를 받을수 있다는 심리적 고통에 시달려온 국내업계에 가져다줄 해방감은 경제적인 부담해소 못지 않은 성과로 꼽힌다. 미국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항상 현지 마케팅관계자 및 영업관계자들의 공격적인 자세 에 적지 않은 장애요소로 작용해왔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국내업계가 이번 판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올 8월말 로 예정된 CIT 판정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재심 최종판정 시기와 비슷한 11월경에 발표될 이 판정에서 국내업계의 덤핑마진 율이 0.5%이하로 나올 경우 3차까지 예정된 재심없이 그간 국내업계를 괴롭혀온 반덤핑문제는 원인소멸로 자연스럽게 종료된다.
CIT판정에 미치는 이번 판정의 비중때문인지 몰라도 일각에서는 국내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삼성에 원심보다 높은 마진율을 적용、 발목을 잡고 있는미국측의 또 다른 속셈을 모르는 한 낙관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있다. 하지만 대다수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우려는 기우로 끝날 공산이 큰 것으로보고 있다. 국내업체들을 상대로 한 반덤핑문제가 경쟁국과 극소수 미국업체 의 입김으로 시작돼 당초에도 전반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던데다 이제는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이들조차도 굳이 국산 D램업체에 적대감을 가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덤핑마진율이 높게 부과돼 또다시 D램 수급상황이 악화될 경우 미국내 PC업체들이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속되고 있는 빠듯한 D램수급상황은 국내업계에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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