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다. "수달피 한 마리를 잡는 것이 사슴 한 마리를 잡는 것보다 두 배의 노력이 든다면 수달피한 마리는 사슴 두 마리와 바꿀 가치가 있다". 이는 경제의 기본원리가 "선 택"에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선 "경제적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최근 재경원이 그동안 운용해 오던 전자제품의 권 장소비자가격 표시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업체들이 소비자권장가 격을 실제거래가격보다 현저하게 높게 표기하고 제품판매 때 소비자들에게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는 것처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권장소비자가 격 표시제도를 폐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러한 결정은 겉보기로는 현행 가격표시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깊이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당초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가격정보를 제공하여 건전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그런데 그러 한취지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은 채 하루아침에 실종되어 버린 것이다. ▼재경원은 이 제도를 폐지하기 전에 권장소비자가격과 판매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이중가격을 금지하는 규제조치를 먼저 취해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 제도폐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에 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는 더욱 신중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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