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국가대동맥 정보고속도로 (25)

한때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의 전유물로 그 기술적의미가 중시됐던 인터네트가 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시작한 것은 이 네트워크에 일반인의 출입이 허락됐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신장세를 감안하면 인터네트를 통해 세계 모든 지역과의 "국경없는 교류"가 가능해질 것은 당연시 되고 있다. 모든 길은 인터네트로 통한다"라는 말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의 접속허용에 따른 폭발적인 사용자수증가와 더불어 인터네트를 흥미 진진한 사업의 새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다채로운 서비스의 등장이다. 그래픽 및 문자 음성정보를 컴퓨터 사용자에게 전송해주는월드와이드웹 WWW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인터네트에서 제공되는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울의 컴퓨터 사용자가 미국 일리노이대학 국립 슈퍼컴퓨터응용센터의 서버에 접속할 수 있으며 잠시후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그곳에서 인터네트에 접속시킨 컴퓨터를 통해 루브르박물관의 명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이곳에 원하는 정보가 없으면 마우스를 한두번 눌러주는 것만으로 다른 컴퓨터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처럼 인터네트가 엔지니어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일반인에 가까이 다가서자 기업계에서도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을찾아 헤매던 수많은 기업들이 인터네트로 몰려드는 "인터네트 러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한접속이 가능한 국제적 컴퓨터 통신망으로 각광받기 시작함에 따라 인터 네트에 부를 꿈구는 기업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심지어 창조 적이고 도전적인 일부 기업들은 지금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했고 생각조차 못했던 세계의 단일시장화를 인터네트가 실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중에는 IBM、 AT&T、 포드、 JP모건、 미쓰비시 등 거대기업들이 있는가하면 "제2의 IBM"을 꿈꾸거나 애플 컴팩의 신화를 재현하려는 야심 찬 신생 기업도 상당수 볼 수 있다. 일부업체는 단순히 회사나 제품정보를 일반에 소개하는데 인터네트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업체는 보다 원대한 계획을 펼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94년4월8일자 미월스트리트저널지는 "사이버스페이스에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는 내용의 기사에서 세계최대의 학술망 인터네트가 본격적인 사업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커머스네트(Commerce Net)"의 탄생을 알렸다. 휴렛팩커드(HP)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록히드 뱅크오브아메리카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인 터네트 최초로 대규모 상거래 공간을 마련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커머스네트는 상품거래 및 온라인 금융거래등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더 나아가 인터네트상에서 온라인으로 제품 디자인 등 공동작업까지 실현할 수 있는 야심에 찬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커머스네트는말하자면 참가업체와 고객이 직접 만나 제품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네트 시장"이다.

장점은 이의 이용자간에 보통의 거래시 필요한 구매요청서.신용장.제품사양 서 등 일체의 서류절차가 필요없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풍부한 정보가 일상적으로 제공됨으로써 기업과 고객간의 끊임없는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인터네트를 통한 세계시장의 단일화를 생각하는 기업들에는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잠재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광활한 신천지 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일부에서는 인터네트 사용인구가 2천만명을 상회하지만 이는 잠재적인 고객층에 불과해서 사이버시장의 성공은 미지수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돌았다. 그러나 커머스네트의 출범에 참여했던 50여개 업체들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컴퓨터칩제조업체가 커머스네트를 통해 완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생산비용의 10%를 절감할 수 있고、 네트워크통신의 빠른 속도로 인해 80%의 시간단축 효과를 볼수 있다는 당시의 가설이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초기 능동적으로 참여했던 첨단과학분야의 기업들에서 부동 산중개업체 피자체인등으로 회원층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커머스네트는 올해 4월에는 1천2백50달러의 연회비를 4백달러로 대폭 낮추면서 만만치 않았던 비용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6백달러의 회비를 내면 1년동 안 1MB의 디스크를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고、 2백50달러에 HTML등 웹사이트 를 꾸미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국내의 인터네트시장은 지난해말부터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넥스텔、 아이네트기술 등 인터네트 접속서비스업 체가 등장하면서 사용자층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인터네트의 이용증가추세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지표는 연결 도메인(기관)수 및 호스트수이다.

5월현재국내 인터네트에 연결되어 있는 도메인수는 총 3백26개이며 연결된 호스트는 2만6천5백53대에 이른다.

일반사용자들의 인터네트 접속이 워낙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통계 적으로 보면 기업의 가입률이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지만 상당 수 기업이 해외정보검색이나 해외거래처 및 지사와의 연락등을 목적으로 개인 또는 법인으로 인터네트에 잇따라 가입하고 있어 필수품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초 인터네트 가입사원을 중심으로 인터네트동호회까지결성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사업부 등에서 인터네트를이용 외국 바이어등 거래선과 거래관련 전자우편 및 소프트웨어를 교환하고 있다.

또 인터네트의 자료로 컴퓨터 밈 부품의 국제시세와 신제품동향을조회하고해외출장 임직원은 노트북컴퓨터로 국내와 업무연락을 취한다. 대우그룹도 사원해외연수과정의 일부로 인터네트를 활용하고 있다. 인터네트를통한 전자 우편은 팩스보다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에 정확하고 저렴하게 송수신한다는 이점때문이다.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접속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정보통신부를 비롯、 올해까지 20여 기관이 인터네트와 연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관들은 정부기관간 정보교환 및 검색、 공무원 개인간의 전자우편、 파일전송 전자 대화 전자게시판 네트워크 뉴스서비스 등 업무에 활용.

특히 전자우편과 전자게시판 등의 사용은 각 기관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하고있으며 기관별 업무와 관련된 인터네트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ITM등 국제표준화기구의 자료와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자료등을 검색해 정책에 참고하고 있으며 외무부는 남북한 인권관련보고서、 그린피스환경관련자료등을 검색.

법무부는 미법무성에서 제공하는 범죄상업망등 법관련자료를 주로 검색하며 국방정보체계연구소는 미국방부관련자료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PC대중 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인터네트 가입자수가 비약적으로증가할것이라는 점이 인터네트의 매력이다.

인터네트 전문서비스업체 넥스텔의 김성현사장은 "인터네트는 97년까지 매년3천만명씩 신규가입자를 받아들여 3년후에는 이용자수가 1억2천만명을 넘어설것 이라고 전망하고 "기업보안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보다는 변화의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터네트사업은 단순히 여기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판 방송 광고 무역 등이 이미 인터네트사업에 편입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업들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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