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 전의 일이지만 한때 전화번호부만큼 인기있는 베스트셀러도 없다는 얘기가 있었다. 전화 자체가 워낙 인기품목으로 각광받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전화 소유주로서 전화번호부에 이름 석 자가 실린다는 것은 보통 일이아니었던 것이다. 사회적.경제적 지위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했었고 그래서 어떤 가정에선 전화번호부를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랑삼아 모셔 놓기까지 할정도였다. ▼그런 전화번호부가 오늘날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은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맨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전화보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일반전화 가입자수는 작년말 현재 총 1천7백64만6 천여명. 가구당 2대꼴로 보급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또 전화번호가 그동안 너무 자주 바뀌었고 번호찾기가 어려운 데다 손쉽게 114 안내전화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등도 큰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한국통신은 전화번호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컴퓨터.자동차에 관한 상식을 비롯、 민간요법.육아상식등 각종 생활정보를 수록한 "종합생활정보지" 형태의 전화번호부를 만들어 각 가정에 배달해 주기로 했다. 이달 하순부터 충남북 등 일부 지역을 대상 으로 실시되는 이같은 서비스는 오는 98년까지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화번호부가일반가정.기업에서 꼭 필요한, 문자 그대로의 "생활정보지" 로 다시 태어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예상밖으로 클 것이다. 벌써부터 관심이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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