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스크린 등장 감소 현상

극장스크린에 등장하는 한국영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백80여편의 외화가 수입된 반면 한국영화는 불과 65편만이 제작된데 이어 올해도 70여편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영화제작 자및 자본이 한국영화제작에 투자를 꺼리는 것은 영화 한 편에 수백억원을쏟아붓는 할리우드 대작들과 싸워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금융투자회사가 한국영화제작비 전액을 투자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신창업투자가 바로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영화사 신씨네가 제작하는 "은행나무 침대"의 제작비 전액인 17억원을 책임지고 조달하는 대신 에 수익금을 50대50으로 배분한다는 조건으로 신씨네측과 전격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영화판권및 소프트웨어소스 확보를 위해 영화제작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보수적인 금융업체가 순수한 투자차원에서 영화제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화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충무로 영화인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위험이 있는 반면에 성공할 경우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화제작에 모험자본의 투입이 본격화될 것으로예상된다며 잔뜩 기대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특히 이번 일신창투의 투자가 지금까지 단순히 서비스오락으로 여겨져온 영화제작에 대한 인식을 "영화산업"의 개념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데 보다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영화인들은 또 정부가 최근 기존의 "서비스업"으로 규정돼있던 영화제작을 제조업에 준하는 서비스업종"으로 개정.분류함에 따라 투자를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제한이 상당부분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영화제작에 대한 자본투자가 속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금융업체로는 최초로 영화제작에 뛰어든 일신창업투자는 벤처산업에대한 투자를 계속 연구해온 투자전문회사로 향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와 소프트웨어산업의 토대가 되는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케이블TV의 교육방송 채널인 마이TV(채널 44)에 주주로 참여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영상소프트웨어산업에의 투자를 적극 추진해온 이 회사는 최근 신씨네측과 만나 협의하던중 우선 신씨네가 제작하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 시범적인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일신창투의 고정석 대표는 "신씨네의 제작능력과 적극적인 노력이 이번 투자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향후 신씨네와는 영화제 작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기술개발과 다양한 영상기술의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경우 모험자본이 영화에 승부를 거는 것은 보편화된 현상" 이라면서 "영화가 겉으로 보기보다는 위험요소가 많지않기 때문에 앞으로도멀티미디어산업의 근간이 되는 영화제작에 계속 투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에 금융자본의 투자가 보편화돼있는데우리나라에서도 이번 일신창투의 영화제작참여가 성공할 경우 일반 금융투자 가들의 영화제작에 대한 투자가 늘어 한국영화 제작구조에 일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번에 금융투자회사의 자본을 전격 유치하게 된 영화사 신씨네는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SFX영화 "구미호"를 제작、 화제를 모았던 젊은 영화사로 그동안 대기업및 금융계의 영화제작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영화사의 대표인 신철씨는 "이번 일신창투의 영화제작 참여로 열악한 한국영화의 자본형성구조가 보다 폭넓게 이뤄지게 됐다"며 "앞으로 안정적인 제작자본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선진화된 할리우드 영화 전문 투자회사가 설립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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