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반도체용 플라스틱 패키지(EMC) 원료를 거의 독점해온 일본 스미 토모화학사의 대형 화재사고는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은 물론 수요업체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EMC공급차질은 반도체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회사의 생산차질에도 불구, 우려했던 EMC파동은 일어나지않았다. 대체구매선을 서둘러 확보한데다 반도체 수급업체 모두가 EMC품질에 "융통성"을 보인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고는 반도체의 가격을 높여놓는 데 크게 작용했다.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피낭에서 송전시설 화재가 발생、 전력 공급이 3주 가량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곳에는 인텔 AMD를 비롯한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와 주변기기 업체들이 몰려 있어 컴퓨터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반도체업체들은 즉각 "수급 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CPU업체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인텔 등 "X86" 진영과 IBM을 비롯한 파워PC칩 진영간의 경쟁 때문으로 보인다. 대등한 관계는 못되지만 그나마도 없었다면 이번 전력사고가 약간은 의도적인 품귀 및 가격 급등 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경쟁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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