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재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나는 취약한 재료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유망품목의 특성에 따른 제품군을 분류하고 각각의 응용 부품에 대한 기술현황시장성 등을 조사、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육성시책이 논의될 때마다 항상 지적되는 자금 및 세제혜택은 재료산업 이 취약할수록 필요성은 더 절실해진다. 특히 한국경제가 무한경쟁 및 정부 의 직접적인 산업지원제약을 핵으로 하는 WTO체제에 본격편입됨에 따라 상품 화 이전의 기초기술 및 응용기술개발에 대한 지원비중은 훨씬 커지고 있는데재료산업은 대표적인 해당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기술개발자금부담률은 20%수준이다. 이것을 일단 선진국수준인 30%선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부담률이 높아질수록 영세재료업계에는 유리해지지만 이 정도수준에만 도달 하더라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총액 의 10%및 과거 2년평균증가분의 20%로 묶여 있는 현행기술 및 인력개발 관련세제혜택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열화정책의 발전적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계열화품목은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분업화 및 하청거래규모가 큰 품목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기존제품생산업체의 수요안정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신제품개발이나 개발된 신제품의 수요 확보에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현재 수입의존도가 높거나 수출산업화가 가능하고 기술적 중요성이 큰 국산화가능품목에 대해 "계열화예시품목"으로 지정하고 개발이 완료될 경우 다시 "계열화품목"으로 정식 지정、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 아울러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품목선정시에는 수요 및 공급업체가 공동 참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피해구제제도의 강화는 국내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국내기업의 경우 신제품개발은 주로 수입품의 국산화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제품 출하시 이를 견제하는 외국기업의 무차별 덤핑공세로 좌절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무역위원회가 설치되어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반덤핑.상계관세 등 실질적인 산업피해구제조치로 이어지는 사례는 미미한 실정이어서 업계에 대한 홍보 강화、 특정국으로부터의 수입급증에 대해 취하는 "세이프 가드 협정 상의 예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공연구기관의 시험 성능평가기능의 강화 및 체계화와 자재공동구매를 촉구 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중 하나가 원재료에 대한 품질 및 성능을 적확하게 평가하기 어렵고 특히 고정밀.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부품 을 부적합한 재료를 사용해 생산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되기 때문이다. 공동구매사업의 확대는 재료업계가 수요시장의 크기를 사전에 측정할 수있는 장점을 가질뿐 아니라 구매재료의 품질관리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매우실용적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최신기술정보를 습득하고 해외시장개척을 위한 마케팅능력 제고를 위해서는 관련협회、 업종별 협동조합、 정부기관이 유기적인 연관성 을 갖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전자재료분야의 기술개발은 유전、 압전 자기 단결정、 저항재료로 크게 구분하고 그 중 핵심 과제를 도출하는 방향이 바람직한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유전재료중에서는 역시 최근 최고의 유망품목으로 각광 받는 MLCC 부문이 초점이 되고 있다. 소형화.대용량화에 대응하는 고유전율 재료와 고내압화.고기능.고주파화에 대응한 재료개발이 시급하며 유전체필터에서는 고주파 유전체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압전재료부문은 리조네이터를 비롯、 분말합성이 중요한 압전필터와 초전재 료의 센서가 유망하고 자성재료는 일본과 미국의 특허회피가 핵심인 희토류 자석과 연자성 및 EMI.EMC대응 페라이트에 주력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표면탄성파 필터와 광아이솔레이터를 중심으로 한 단결정 재료와 서미스터 및 칩저항도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부품업계는 엔고에 대응、 자체 국산화 및 수입선다변화전략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재료분야에서 일본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일본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마지막 구조조정의 기회 를 가장 취약한 재료산업육성으로 연계할 정부.학계.업계의 공동노력에 거는기대는 한층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 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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