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통신.정보장관회의 결산

아태경제협력체(APEC)통신.정보산업장관회의가 30일 이틀간의 공식회의를 마치고 회원국들의 협력을 천명하는 "아.태정보통신기반(APII)서울선언문"의 발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태지역 17개국 장.차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호 통신 및 정보산업에 대한 협력의 기반을 다진 이번 회의는 국내 처음 각국의 거물급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라는 점뿐 아니라 아.태지역 국가간 초고속망을 구축하자는 거대한 사업에 불을 댕기기 위한 첫 모임이란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회의는 회원국들이 APII기반구축을 위해 *상호 접속되고 연동가능한 역내 초고속정보통신기반을 구축하고 *정보통신기반구조발전을 위한 회원경제체간 기술협력을 장려하며 *자유롭고 효율적인 정보유통을 증진하는 한편 *인적자원의 개발 및 교류강화와 *APII의 발전에 적합한 정책 및규제환경조성을 장려하자는 등의 5대 APII목표에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각국 대표들은 APII의 추진을 위해 *회원경제체 각자의 실정에 따른 자체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의 장려 *경쟁주도적 환경의 증진 *기업 및 민간부문의 투자와 참여의 장려 *신축적인 정책 및 규제체제의 조성 *선진국 과 개도국간의 정보통신기반구조격차의 축소 *공중통신망의 공개적이고 비 차별적인 접속보장 *보편적서비스제공 *정보내용대량화추진 지적재산권보호등 10가지 원칙에도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아.태지역내 선진국의 경우 2010년、 개발도상국은 2020 년까지 무역 및 투자를 자유화한다는 보고르 APEC경제지도자회의 합의목표를 실현함에 있어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상을 구체화시키는데 초석을 다지는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적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아.태지역의 경제체들간 초고속망을 구축、 상호 무역증진에 기여하는 한편 나아가 블록화되고 있는 세계경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이들 경제체간의 통신망접속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를 공중정보통신 망에 접속、 아.태지역의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또 우리나라입장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30일 오후 4시 30분 각국 장.차관들은 APII구축에 관한 서울선언문을 채택、 발표한후 공동기자 회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오이데 순 일본 우정성장관은 "국제 초고속망 구축에 있어 한국에 이니시어티브를 빼앗겼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APII추 진에 있어 가장 경쟁상대였던 일본의 제안인 AII(Asia Information Infrastr ucture)보다 한국에서 제안한 APII를 각국에서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을 말한다. 또 미국의 데이빗 바램 상무차관도 "APII는 성취돼야 할 좋은 개념이다" 는 내용을 밝혀 APII의 추진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각국의 초고속망구축에 있어 우리의입장을 더욱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제안한 APII가 이러한 성과를 올릴수 있었던 것은 몇가지 이유 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건은 미국과 일본이 자본력 및 기술력을 앞세운G II나 AII를 추진、 이를 아.태지역국가들이 모두 따를 경우 선진국의 자본이 나 문화침투가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간적인 입장으로 한국이 제안한 APII가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는게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에 이들이 APII구상에 적극 호응했다 할 수 있다. 어쨌든 이번 APEC통신.정보산업장관회의는 APEC 국가간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에협력하자는 결과 못지않게 개발도상국들이 많은 아시아권에서 우리나라가 통신망구축의 선두주자로 나서면서 각국의 상충된 이해를 풀어나가는 주도역할 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구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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