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시 불어닥치고 있는 초엔고현상으로 일본 산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자업체를 포함한 산업체들이 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 국에 대한 기술이전과 생산체제의 해외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일 경제계 및 학계에서 양국의 산업조정과 기술이전에 관한 협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한.일산업조정과 기술 이전 세미나"에서는 한국이 기술이전의 최적지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사실 한.일양국간의 기술이전에 대한 협의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고 일부결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실질적인 성과가 매우 저조한 것이 현실 이다. 그런데 최근 양국의 주변여건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차원의 협력전기 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해주고 있다.
그것은 현재 일본산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문제들을 한국이 어느정도 해결 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70년대 이후 일본 산업은 오일쇼크와 엔고등으로 몇차례의 위기를 경험 했으나 경영합리화와 기술개선등의 방법으로 기존의 구심력구조 아래에서 문제를 해결해 왔다.
그러나 이제 일본산업은 기존 구조내의 부분조정국면을 넘어 구조자체의 전면조정이 불가피한 단계에 이르렀고 기술이전 문제도 새로운 차원에 접어든 상황에 놓여 있다. 엔고현상이 진전되면 될수록 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어자국내 생산의 위기를 가져오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생산체제와 기술의 해외이전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전자관련업체들은 생산비용절감책의 일환으로 비교적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해 왔다. 그중에서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지역 에 대한 시설 투자가 급격히 확대돼 지난 92년 이래 이 지역에 대한 일본산업계의 투자는 전체 해외투자의 5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로 NEC와 히타치제작소를 들 수 있다. NEC는 중국에 1백여억 엔을 투자해 반도체 조립라인을 설치, 내년부터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일관생산하는 한편 태국에서는 광폭TV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또 히타치는 7억5천만엔을 들여 필리핀에 종합적인 산업기기공장을 건설、 범용제품의 생산을 이관할 예정이다.
이처럼 일본기업의 대아시아 진출.투자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3년동 안 이들 기업의 이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규모가 신규 대외투자전체의 4분에3 에 이를 것이라는 게 일본 수출입은행의 전망이다.
이것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분업체계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즉 일본은 고급품의 조립.지원산업제조기술을、 신흥공업국 은 설비투자형 중급품 조립생산과 표준화된 부품생산을 담당하는 반면 중국 과 동남아시아국가들은 노동집약적 중급품과 단순 부품생산을 담당하는 형식 의 분업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일본기업의 "원세트"구조아래 한국은 매우 높은 기술의존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90년부터 5년동안 국내기업이 외국에서 도입한 총3백38건의 기술 중 46%에 해당하는 1백56건이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고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핵심부품을 일본에서 도입、 조립생산하여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생산단계는 벗어난 상태이며 최근 일본의 움직임은 한.일양국의 상호보완적관계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일본기업은 높은 기술흡수력과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가진 한국을 새롭게 평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일양국간 상호 보완.의존적관계를 가속화함으로써 기술협력과 이전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위해 우선 국내기업은 일본산업의 구조조정의 전략적 파트너로 한국이 가장 유망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기술협력에 있어 신규 유치노력도 필요하지만 기존 진출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양국 기업간의 협력노력과 동시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무엇보다 도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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