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품질인증제 무엇이 문제인가

"C"마크、 "정"마크、 "WQA(미수질협회"마크、 "NSF(미위생연구재단"마크、" CL(일후생성)"마크 등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정수기에 붙고 있는 각종 품질인 증마크는 다양하다 못해 현란하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또한 명백한 근거 없이 유사한 마크를 남용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않아 활기를되찾고 있는 정수 기시장이나 소비자를 위해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국산 정수기에 많은 종류의 품질인증마크가 붙게 되는 현실은 아직도 정수기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잠재적인 불신이 여전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국내에서 정수기와 관련한 품질인증제도는 정수기가 80년대까지는 일반공산 품으로 취급되어 공진청소관이었던 관계로 KS와 "Q"마크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80년대말과 90년초에 거쳐 소비자들의 잇따른 고발과 국립보건연구원의 일제 검사로 대부분의 정수기가 불량으로 판명됨으로써 정수기의 "Q"마크와 시험기관의 신뢰성이 실추되어 급기야 정수기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시련기 를 맞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관리문제가 제기되면서 정수기는 90년대들어 보사부 관할로 이관되고 업계일각에서 정품과 불량품을 가릴 수 있는 품질인증제도 마련을 촉구하게 되었다.

현재 시행중인 한국수도연구소의 "C"마크와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정"마크 는 이러한 우여곡절속에서 지난해 마련된 것이다.

이 두가지 품질인증제도는 다같이 우리나라의 음용수 검사기준인 38가지항목 에 걸쳐 품질검사를 행하고 있는데 수도연구소는 시험수에 용해된 유해물질 제거율로 성능을 평가하고 있고, 정수기조합의 의뢰를 받아 성능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정수과정을 거쳐나온 유출수의 성분을 음용 수기준과 비교하여 합격여부 판정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NSF방식에 근거하여 제정된 이 검사제도는 마련된 직후부터 현실성여 부와 업체간 이해관계가 얽혀 끊임없는 잡음을 유발시켜 왔다. 대략 1백50여 업체가 공급하고 있는 정수기의 소재에 따른 성능과 방식이 천차만별일 뿐아니라 정수기의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마저 정립되지 않은상태에서 "C"마 크와 "정"마크는 일부 고가 역삼투압 제품이나 외산 수입품의사용을 권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두가지제도에 반발하는 요지였다.

특히 다양한 방식의 정수기업체들이 회원사로 소속되어 있는 정수기협동조합 은 "정"마크 자체가 조합의 존립과도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로 대두、 급기야시행된지 몇달도 안돼 환경부에 검사기준 개정을 상정한 상태이다.

이러한 검사원칙에 대한 불협화음외에도 수도연구소나 정수기조합이 실시하고 있는 검사자체에 대해서도 신뢰성은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해말 정수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수도연구소와 정수기조합에 품질인증을 의뢰했던 삼성 전자는 수도연구소의 "C"마크엔 합격한 반면 정수기조합의"정"마크시험엔 퇴 자를 맞아 야심찬 의욕에 타격을 받았다. 수도연구소와 정수기조합의 의뢰기 관의 시험성적서를 분석해보면 수도연구소의 시험에서는 38개 전항목에서 유해물질 제거기준을 상회하는 우수한 성적을 보인 반면 화학시험연구원의 검사에서는 암모니아 성질소등 무려 6개항목에서 음용수기준에 미달한다는 판정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며 재검사를 포기했다. 이들 양 시험기관의 검사방식은 기밀사항인 관계로 세부적으로 파악되진 않았지만 검사의뢰업체나 소비자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정수기의 품질검사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이 표면화되자 환경부와 업계 일각에서는 두가지의 품질인증제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통합하자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수도연구소와 정수기조합의 상이한 입장차이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즉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정수기와 관련해서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직까지는정수기보급보다는 국민의 세금으로 관리되는 상수도의 안전성을 담보해야하는 입장때문이다.

미국은 74년 제정된 음용수안전법에 근거, WQA(미수질협회)와 NSF를 중심으로 자율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고 일본은 JWAA(일본수도협회) 주관하에 전반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은 상수도가 음용수로써 충분하다는 것을입증이라도 하듯이 정수기에 대해선 잔류염소와 탁도검사만 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수도등 수질관리가 선진국에 비해 부실하고 국내에 시판되는 정수기의 대부분이 필터등 핵심부품을 외국산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 할 때 그 어느때 보다도 공정하고 권위있는 정수기의 성능검사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수기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수질사정과 정수기가 국민건강과 직결 되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당국과 업계가 소비자입장에서 엄격한 품질검사기 준을 바탕으로 방식별、 소재별 등급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수기 업체에 대한 경영이나 공정진단에서 AS능력까지를 포함한 실질적인 보증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형오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