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의 발자취 (169)

72년부터 74년까지는 국내저항기산업이 지금과 같은 틀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시기로 꼽힌다.

한국호쿠리쿠와 성요사.위트산업.성미전자가 반자동설비를 도입하거나 기술 도입을 통해 양산에 나서면서 싹을 틔웠던 국내저항기산업은 72년말부터 74 년사이에 오늘날과 같은 틀을 잡게된다.

로옴코리아가 72년7월 구로공단내에 설립되며 73년 9월에는 위트산업을 정리 한 신해근씨에 의해 아비코가、 같은해 11월에는 신영전자(한주화학의 전신) 가 설립된다.

74년 5월에는 대표적인 비일본계업체였던 필립스전자코리아가 설립된다.

오늘날국내저항기산업에서 메이저로 활동하는 업체들이 이 시기에 설립되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국내저항기산업은 완전한 틀을 형성한다.

이보다 조금 앞선 71년에는 성요사 초대사장이었던 문태준씨가 성요사를 그만두고 저항기전문업체를 설립한다.

문태준사장은 뚝섬에 있던 민관식씨(전국회의장)개인사무실의 지하실을 빌려 삼양전자부품기기를 차려 저항기생산에 나서지만 이후 이 회사는 배모씨에의해 인수돼 운영되다 저항기생산을 중단한다.

국내 저항기산업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는 로옴코리아는 일로옴사의 세계화전 략의 하나로 72년7월 한국아르오오므(주)란 이름으로 설립돼 9월 외국인투자 기업으로 등록한다.

로옴코리아는 일본 로옴사가 대부분의 지분을、 국내에서는 심주섭(현 로옴 코리아 회장)씨가 일정지분을 갖고 설립된다.

일로옴사는 전세계에 지역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일차적으로 중남 미와 동남아진출을 추진했는데 첫 대상지역이 브라질과 한국이었다. 로옴사 는 한국 외에도 필리핀과 태국 등을 대상지역으로 검토했으나 이들 지역은 전자산업생산기반이 아주 취약해 라디오.TV 등 전자산업이 성장일로에 있던한국을 현지생산기지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옴이 한국을 결정한데에는 FIC(한국정밀기술센터) 동경지사장으로 근무하던 한영수(현 한영전자 대표)씨가 많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아르오오므(주)의설립자본금을 보면 당시 일로옴사가 한국투자에 얼마나 관심을 쏟았는지를 알 수 있다.

동사의 설립자본금은 2억4천만원이었는데 당시 대부분의 국내저항기업체들의설립자본금규모가 3백만원에서 최대 1천만원정도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 아르오오므(주)는 이미 창업때부터 중견업체였던 것이다. 한국아르오오므 주 는 창립이후 두달동안 설비이전 및 구축을 통해 9월부터본격적인 저항기 생산에 나서게 된다.

한국아르오오므(주)는 캡에 리드를 붙이고 단자에 끼워 커팅하는 초기 반제 품생산방식으로 카본필름저항기를 본격생산했다.

한국아르오오므(주)는그해 12월 트랜지스터까지 생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게 되는데 설립 첫해(3월말 회계법인)의 매출은 1억2천만원에 불과했다.

73년부터 저항기와 트랜지스터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창립 다음해에는 매출규모가 33억원규모로 뛴다.

한국아르오오므(주)는 오늘날과 같이 국내업체들의 경계의 대상은 아니었다.

한국아르오오므(주)는국내영업 자체를 배제한 순수한 생산법인으로 육성한 다는 것이 일로옴본사의 전략이었으며 이 때문에 생산량은 전량 일로옴 본사 의 판매망에 의존하는 OEM수출로 소화했다.

그러나 기술이전과 경영위임은 보장됐다.

일로옴사는한국아르오오므(주)의 기술력향상을 위해 대규모의 기술연수를 유도한다. 품질관리를 위해 본사의 생산방식을 그대로 적용、 73년부터 분임조활동 QC서클활동 을 제도화한다.

이렇게 해서 닦인 한국아르오오므(주)의 기술력은 인력스카우트 등을 거치면서 국내저항기산업에 자연스레 파급돼 또 다른 로옴인맥을 형성한다.

물론실질적인 결정권은 최대주주인 로옴본사에 있었지만 심주섭사장은 독자 적인 경영권을 닦아나간다.

로옴본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심사장은 잉여이익은 한국아르오오므(주) 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심사장의 이같은 노력은 로옴코리아가 94년말 현재 자본금 97억원、 매출 1천3백50억원의 중견업체로 자리잡는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아르오오므 주 는 76년말에는 종업원 8백명、 저항기생산량 월 1억개 규모로 성장하며 78년에는 종업원 4백50명에 월 1억5천만개의 생산능력을 갖게된다. 한국아르오오므 주 는 80년을 전후로 국내판매권을 확보、 국내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들어서며 이후 81년에는 로옴코리아로 상호를 변경한다.

<조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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