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산전부문에 대한 교통정리 수단으로 "삼성정공"을 전면으로 내세우고있는 것은 삼성 기계그룹 통합이 임박해졌음을 알리는 전주곡으로 풀이된다.
동시에삼성이 PLC(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 인버터、 칩마운터 등을 핵심으로 하는 산전산업을 적극 육성할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있다. 삼성그룹이 당초 산전부문의 통합체로 삼성시계를 내세우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소그룹 경영을 발표하면서 지게차와 클뢰크너를 중공업에 통합하고 삼성 시계를 정공으로 탈바꿈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이처럼 구도를 바꾸게 된 것은 삼성시계의 경영난이 가중 되어 정밀기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정공으로 전환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삼성은 내년 초에 출범할 삼성정공은 정밀기기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삼성항공의 광학기기、 FA 및 자동화사업부、 전용기사업부등 민수부문 전체와 삼성중공업의 자동화사업부 일부를 포함하는 종합산전업체로 윤곽을 그려냈던 것.
특히 삼성은 지금까지 계열그룹 수요를 충당하는데 그쳤던 공작기계、 CNC、 로봇 등 자동화 사업을 승용차사업 진출에 따라 신규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삼성정공을 통해 이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정공을 통해 산전부문을 집중 강화함으로써 LG산전을 비롯한 관련업계는 삼성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삼성정공이 얼마만큼 빨리 "LG산전에 버금가는 종합 산전 업체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는가"라는 것과 "신규사업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것으로요약된다. 그러나 이같은 업계의 우려에 대해 삼성은 기계 그룹 통합에 따라 관련 사업 을 한데 묶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일뿐 종합 산전업체로의 탈바꿈 이나 신규사업 추진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정공 설립의 가장 주된 이유는 중공업과 항공등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계부문 통합작업을 더욱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중공업과 항공을 합병하는 것은 법적.제도적으로 복잡한 절차와 문제거리를 야기하므로 따로 정공을 설립、 관련사업을 떼어낸 뒤 항공.방산.중형 헬기 등 항공의 나머지 4개부문을 중공업으로 이관해 통합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삼성측의 부인에도 불구、 정공설립은 삼성그룹이 사실상 자동차 산업을 뒷받침할 새로운 종합 산전업체를 창설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게 업계의 일치된 견해다.
실제로 이미 항공에서 추진해 온 PLC、 인버터 등 산전의 핵심사업과 중공업 에서 맡아왔던 공작기계 그리고 전자에서 개발해 온 로봇、 CNC장치 등을 향후 정공에서 총괄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중공업의 항공 흡수통합 과정에는 사업및 조직이관이나 중복업무 개선 등 난제가 도사리고 있어 신규사업 추진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오는 97년 말이나 98년 초쯤엔 엘리베이터、 주차 설비、 로봇등 취약한 사업들을 그룹차원에서 밀어 붙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삼성정공의 설립은 LG산전에 이은 또하나 종합 산전업체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으며 국내 산전시장의 새로운 판도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짙다.
특히 그동안 국내 산전시장을 주도해온 LG산전은 "삼성호"라는 거대한 암초 를 만나 상당한 부담을 안게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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