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에 따라 사업의 성패 여부가 크게 갈리는 업종이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 온풍기나 히터 등을 생산하는 냉난방 업종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 유수의 기상 연구소나 기관들로부터 그 해 또는 수년 후까지의 기상 예측도를 비싼 값에 사들여 자사의 생산 및 영업전략에 반영시키곤 한다.
한국전력도 기상에 민감하긴 이들 냉난방업체에 못지 않다.
수요대상이 전 국민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한전측은 민간기업들보다 기상 예측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난해 예기치 못한 이상고온으로 전력수급예비율이 2.8%까지 하락 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한전측으로서는 올 여름철 나기가 걱정이다.
각 기관 및 연구소측이 분석한 우리나라 올 여름 기상 예측 결과는 상반되게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올 여름 우리나라가 평년 수준을 밑도는 강수량을 보이겠으며 무더위도 지난해 못지 않게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예측 결과를 받아 들일 경우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약 2백만㎻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측은 현재 건설중인 발전소를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 전에 완공해야 한다. 기상청과 달리 서울대 해양연구소는 전세계적으로 속출하고 있는 기상이변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의 올 여름 기후가 엘니뇨로 인한 이상저온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다소 의외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예측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한전측은 약 1백만㎻의 전력부하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랭하시 전력최대수요는 2천7백75만4천㎻로 지난해에 비해 4% 증가하고 이에따라 전력예비율을 8.1% 수준으로 다소 느긋하게 책정해도 될 것으로 한전 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해양연구소의 예측대로 올 여름이 랭하일 경우 집중 호우와 장마에 대비, 송배전설비 점검 및 보강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게 한전측의설명이다. <엄판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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