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에서 HIC를 비롯한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D사 총무과에 걸린 비상은 요즈음 전자부품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수주물량이 계속적으로 증대하자 생산확충 차원에서 생산직 사원 의 신규모집에 나서고 있으나 반응이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직에 종사하고 있는 사원의 수는 80여명인데 물량공급이 원활치 않자 생산직 사원을 추가모집키로 결정、 지난해 말부터 미혼여성을 중심으로3 0여명을 충원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회사 밖에 플래카드를 걸어보기도 하고 남들처럼 전봇대나 지역정보지에 구인광고도 해보았으나 전화오는 게 신통치 않다고 담당과장은 푸념한다.
주부사원은 그런대로 충당이 가능하나 주력 생산사원이 되는 미혼 여성사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결혼을 이유로 퇴직을 신청하는 여사원을 보면 "얄미워 죽을 지경 ? 이라고 넉두리한다.
영업 및 생산부문에서 매일같이 걸려오는 독촉전화를 받다보니 노이로제에 걸릴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D사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요즈음구로공단 소재 전자부품업체 관계자를 만나보면 사람구하기가 최대의관심사임을 대번에 알수 있다.
그들의 걱정은 현재의 구인난이 전자산업의 호황에 찬물을 끼얹지나 안을까하는 우려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지금은 잔업 및 연장근무를 통해 그럭저럭 주문에 맞추고 있으나 다음달부터는 정말 걱정이라는 게 그들의 근심이다.
내수는 내수대로 활황이고 수출은 수출대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데 생산증대는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납기지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걱정하고 있다.
공단입주 전자업체들의 고민은 현재와 같은 사람 구하기가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갈 것이라는 데 있다.
"3D"문제가 본격 제기되면서 사람 구하기가 현안이 됐던 90년대 초반에는 부분적인 물류 자동화 등으로 그럭저럭 넘어갔으나 지금은 생산직 자체에 대한 경시풍조가 너무 심하다는 게 그들의 진단이다.
D사 총무과장은 인력모집을 하면서 느꼈던 사항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구인광고를보고 전화오는 미혼여성 대부분은 생산직보다는 서비스 직종을 염두에 둔것 같아요. 단지 전화한 것은 임금수준이 서비스 직종과 얼마나 차이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느낌이니까요. 생산라인에서 작업복 입고 일하기 보다는 옷가게 점원으로 근무하는 게 낫다는 게 요즈음 X세대의 생각이라고 봅니다" 산업역군으로 평가받았던 블루칼라들이 언제부터인지 상점의 점원보다 못한평가를 받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의 "생산직 사원 급구"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인난이 가져올 파장이 4월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는 점. 전자부품과 세트업체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로 돌릴수만은 없다는 느낌을 준다.
제조업들의 월별 매출계획을 들여다보면 통상 1、 2월을 계절적 비수기로 꼽고 있고 4월에서 6월까지를 최대 성수기로 꼽고 있다. 즉 4월부터는 생산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할때 계절적 비성수기인 1、 2월에도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기가 벅찬 상황인데 세트업체의 생산활동이 왕성해지는 4월 이후에는 전자부품 조달체계가 일대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이러한 구인난에 대한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잔업 및 추가근무도 한계에 달해 있고 급기야 관련업계가 중국 및 동남아 현지공장에 대한 생산확충 작업까지 나서고 있으나 공장가동은 하반기 늦게나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올 상반기 부품 구득난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보인다. <조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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